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기계 돌려라” 명령 떨어지면 “예 킹님” 하고 킹크랩 작동

댓글 조작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드루킹’ 김동원(가운데)씨가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강제 소환되고 있다. [중앙포토]

댓글 조작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드루킹’ 김동원(가운데)씨가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강제 소환되고 있다. [중앙포토]

드루킹 김동원(49ㆍ구속)씨는 왜 최근 작성한 옥중 편지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굳이 ‘댓글 기계’라고 표현했을까. 킹크랩은 드루킹 일당이 대선 넉 달 전인 지난해 1월 ‘아마존클라우드서비스(AWS)’로부터 서버를 빌려 자체적으로 개발한 댓글조작 프로그램이다. 
 
23일 중앙일보 취재 결과 김씨는 평소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자신의 정치 사조직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에게 “기계를 돌려라”는 말로 댓글 공감 수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드루킹은 사실 대통령 선거, 국내 정치 활동에나 관심이 있었지 정보ㆍ기술(IT)에 대해선 문외한이나 다름없었다”며 “실제로 경공모는 킹크랩의 개발ㆍ설계에서부터 실제 작동까지 모든 작업을 둘리ㆍ서유기 등 비교적 IT에 밝은 젊은 회원에게 의존했다”고 말했다. 
 
드루킹이 경공모 고위 회원들만 가입할 수 있는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KBS-new) 등에서 댓글 기계 작동을 지시하면 주로 컴퓨터공학과 학사 소지자인 ‘둘리’ 우모(32)씨, 그리고 ‘서유기’ 박모(30)씨 등이 “예 킹님” 하고 답했다고 한다. 한 수사팀 관계자는 “드루킹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기계’로 통칭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공모 회원이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드루킹의 댓글 조작 지시 내용이 나온다. [중앙포토]

경공모 회원이 공개한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드루킹의 댓글 조작 지시 내용이 나온다. [중앙포토]

실제로 드루킹은 대선을 약 한 달 앞둔 지난해 4월 11일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기계 로봇에 맞서 싸우는 혁명군 지도자 존 코너처럼 여러분에게 기계들과 맞서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겠다”고 적었다. 자신을 영화 속에서 인류를 구하는 영웅으로 묘사한 것이다.
 
비록 드루킹 김씨는 킹크랩의 성능ㆍ개발 수준 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지만, 킹크랩은 PC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작동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이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프로그램 구동이 원체 가볍다고 한다”며 “언론이나 수사기관이 당초 예상했듯 물리서버ㆍ중앙컴퓨터 같은 대형 장치는 전혀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에선 온라인 상태로 서버를 ‘언제나, 원하는 만큼’ 빌려올 수 있다. 
 
드루킹이 생각한 댓글부대, 댓글기계 개념도 [출처 드루킹 네이버 블로그]

드루킹이 생각한 댓글부대, 댓글기계 개념도 [출처 드루킹 네이버 블로그]

또 검찰은 서유기 박씨, 둘리 우모씨로부터 킹크랩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도 자백받았다. 경공모는 평소 스마트폰 3대로 600개 이상의 공감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AWS에 접속해 킹크랩에서 일련번호 #01, #02, #03 식으로 돼 있는 스마트폰(일명 ‘잠수함’) 각각을 지정하고, 여기에 경공모 회원들의 네이버 아이디(ID) 614개를 분배했다는 것이다. 약 200개씩 ID를 전송받은 각각의 스마트폰이 자동 로그인ㆍ로그아웃을 반복하며 공감수를 인위적으로 클릭했다는 것이 검찰 설명이다.
 
경공모 내부에선 댓글에 비공감을 누르는 행위는 ‘역따(따봉의 반대)’로 지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우호적인 댓글이 ‘베스트댓글(베댓)’으로 올라올 경우, 경공모 내부에서 “역따 작업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메시지가 오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