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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부스 헐어 여자 화장실 만든 뉴욕증권거래소…226년 만에 첫 여성 수장

뉴욕증권거래소 226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됐다. 사진은 지난 10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AP=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226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됐다. 사진은 지난 10일 뉴욕증권거래소의 모습. [AP=연합뉴스]

 226년 뉴욕증권거래소(NYSE)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수장이 탄생했다.
 
스테이시 커닝햄 뉴욕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

스테이시 커닝햄 뉴욕증권거래소 최고경영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증권거래소의 모기업인 ICE가 스테이시 커닝햄(43)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뉴욕증권거래소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성이 NYSE 수장을 맡은 것은 1792년 24명의 증권중개인이 거래소를 발족한 뒤 226년만에 처음이다. 아데나 프리드먼이 지난해 나스닥의 CEO로 임명된 데 이어 NYSE까지 여성이 CEO를 맡으면서 미국의 주요 증시 2곳의 수장 모두 여성이 됐다.   
 
 커닝햄 신임 CEO는 1994년 여름 인턴으로 NYSE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식 직원으로 채용된 뒤 NYSE에서만 일했다. 그가 객장 직원으로 처음 일했을 때 여성의 근무 환경은 열악했다. 객장의 트레이더 중 여성은 36명 정도에 불과했다. 남성 트레이더는 1300명이 넘었다.  
 
 7층에 있었던 여성 화장실은 전화 부스를 고쳐서 만들었다. 그것도 NYSE의 역사상 첫 여성 회원이었던 뮤리엘 시버트 덕분에 만들 수 있었다. 
 
 시버트는 67년 남성만 회원으로 가입했던 NSYE에 44만5000달러의 비용과 7515달러의 가입비를 내고 1366명의 회원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회원이 된 뒤 시버트는 거래소 장내에서 주식 매매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남성 중심적인 기업과 월가의 문화 속에서 커닝햄은 객장 트레이더를 거쳐 시장 조성자와 시장 호가 책임자, COO 등을 거치며 뉴욕 증시를 운영하는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다.  
 
 WSJ은 “커닝햄의 임명은 월가가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월가의 황소상 앞에 세워졌던 ‘겁 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이 NYSE 인근으로 옮겨오는 것도 월가의 달라진 분위기를 보여준다고 WSJ은 덧붙였다. 
 
뉴욕증권거래소 인근으로 이전될 예정인 '겁없는 소녀상'[중앙포토]

뉴욕증권거래소 인근으로 이전될 예정인 '겁없는 소녀상'[중앙포토]

 ‘겁 없는 소녀상’은 조각가 크리스틴 비르발의 작품으로 ‘성별 다양성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든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SSGA)에서 제작비를 지원했다. 이 펀드는 뉴욕 증시 상장 기업 중 이사회 여성 비율이 30% 이상인 회사에만 투자하는 상품이다.
 
 NYSE 최초의 여성 CEO란 타이틀을 거머쥔 커닝햄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 과제가 놓여 있다. 2000년대 중반의 규제와 주식의 전자 거래가 늘며 NYSE의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조사업체인 탭 그룹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식 거래에서 NYSE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40% 수준에서 지난달 22%까지 급감했다. 
 
NYSE를 통한 주식 거래가 줄면 NYSE의 수수료 수입도 감소한다. 수입이 줄면 투자하기 힘들어 진다. 낡은 거래 시스템 점검 등으로 인해 거래가 지연되는 기술적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투자가 필수다. 커닝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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