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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끼던 숲으로 돌아간 재계 큰별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들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 [연합뉴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고인의 영정을 들었다.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 [연합뉴스]

지난 20일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발인이 22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구 회장의 외아들로 경영권을 승계할 구광모(40) LG전자 상무를 비롯해 가족·친지들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발인식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날 영정은 구 회장의 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들었다. 구 상무와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이 뒤를 따랐다. 구본능 회장은 오열한 듯 얼굴이 온통 붉었고, 구자열 LS 회장과 구자균 LS산전 회장도 발인식 내내 울음을 참았다.
 
운구를 맡은 이들은 과거 구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해온 비서들과 LG 임직원이었다. 상여가 운구 차량에 실리자 곳곳에서 유족 중 한 명은 “너무 아까워 어떡하면 좋으냐”며 울음을 터뜨렸다.
 
“폐 끼치기 싫다”는 구 회장의 유지에 따라 외부 조문을 받지 않기로 했지만, 고인과 인연을 나눴던 정·재계 인사들이 장례식 마지막 날에도 빈소를 찾았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사흘 내내 빈소를 찾은 박삼구 회장은 구 회장과 연세대 64학번 동기로 평소 절친한 사이다. 조현준 회장은 “가장 존경하는 기업으로 어릴 때부터 많이 배웠다”며 “너무 이른 나이에 가셨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해외 출장 중 소식을 듣고 귀국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범LG가 인사들도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장지에 따라가고 싶지만 가족들만 참석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해 못 가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장례는 유해를 화장한 다음 나무뿌리에 뿌리는 수목장(樹木葬)으로 치러졌다. 장지는 고인이 평소 애정을 가졌던 경기도 곤지암 인근이었다. 수목장은 매장 중심의 우리나라 장묘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고인의 평소 뜻에 따른 것이었다.
 
구 회장의 장례식은 재계 4위 그룹 총수의 장례식이라고는 하기에는 초라할 정도로 소박했다. 그러나 장례식 기간 내내 고인과의 특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조문객들이 유독 많이 찾았다. 21일 빈소를 찾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비행기 좌석 아래 전기 콘센트가 고장 났는데, 구 회장은 ‘나는 자료를 안 봐도 된다’며 자리를 바꿔주셨다”고 회고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구 회장이 미국 뉴욕의 UN 사무총장 공관에 LG전자 제품을 보낸 일화도 전했다.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후 외부인으로는 빈소를 가장 먼저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빈소에 신라호텔 일식당에서 만든 김밥을 보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정문 표지석 앞에는 한 대학생이 구 회장을 애도하는 편지와 국화 두 송이를 놓고 가기도 했다. 
 
손해용·하선영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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