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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떨어져도 찾는 사람 없는 강남 재건축 …6월 보유세 개편이 분수령

“엎친 데 덮친 격이죠. 가뜩이나 거래 한 건 못하고 있는데….”
 
지난 21일 오후 찾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A중개업소 대표는 “한 달 넘게 매매 계약서를 써보지 못했다”며 “집값이 내려가도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의 호가(부르는 값)는 14억4000만~15억원으로 한 주 만에 2000만원가량 내렸다. 이 아파트는 지난 1월 최고 1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재건축 부담금 쇼크’가 강남 재건축 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재건축 부담금은 올해 부활한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라 조합원 1인당 평균 개발이익(초과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이익의 최대 50%를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이다. 
 
지난 15일 첫 부과 대상 단지인 서초구 반포현대아파트 부담금 예정액은 조합원 1인당 1억3569만원으로, 당초 조합이 내놓은 예상액의 16배나 많게 나왔다. 이 여파에 연초보다 1억~2억원씩 내린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수요가 없다. 
 
3월 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4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에 이어 지난주 부담금 충격까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갈수록 위축되는 양상이다.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가운데 다음달 발표 예정인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개편안이 시장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2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1% 내려 4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못해 부담금 적용 대상이 된 단지의 충격이 크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6㎡ 매물은 현재17억8000만~18억원에 나온다. 1주일 전보다 1000만~2000만원, 연초에 비해선 1억원 정도 내린 가격이다. 인근 B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에선 3억원 안팎을 예상하지만, 반포현대 사례를 볼 때 더 많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환수제를 피한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와 강동구 둔촌동 주공아파트 등도 매수세가 없긴 마찬가지다. 둔촌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이나 양도세 중과 등 다른 규제가 많다 보니 투자 수요가 끊겼다”고 말했다.
 
실제 ‘거래 절벽’ 현상이 두드러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21일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111건으로 하루 평균 5.3건에 그쳤다. 지난해 5월(20.3건)보다 73.9%, 지난달(6.3건)에 비해선 15.7% 각각 줄어든 수치다. 송파구와 서초구 역시 지난해 5월보다 각각 73%, 69.3% 줄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상황을 반전시킬 재료가 없어서다. 오히려 하반기에 보유세 강화 같은 악재가 대기 중이다.
 
보유세 개편안은 일단 종부세를 인상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최영상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주택시장 2018년 1분기 분석’ 보고서에서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부세 중 종부세 과세를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것”이라며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6~7월로 예상되는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전까지 약세 분위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강남 재건축 시장이 약세를 보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각종 규제로 재건축을 틀어막으면 공급 부족이 심화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강남 주택의 희소가치를 높여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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