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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200억 중국 ‘돼지왕’ … 돼지 1억마리 잡아 머스크보다 더 번다.

세계 최대의 돈육 생산·가공업체인 중국 WH(萬洲國際) 그룹의 완롱(萬隆) 회장. 지난해 3억 달러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으며 세계 주요 최고경영자(CEO) 중 보수 2위를 기록했다. [중앙포토]

세계 최대의 돈육 생산·가공업체인 중국 WH(萬洲國際) 그룹의 완롱(萬隆) 회장. 지난해 3억 달러에 육박하는 보수를 받으며 세계 주요 최고경영자(CEO) 중 보수 2위를 기록했다. [중앙포토]

지난해 전 세계 최고경영자(CEO) 중 ‘연봉왕’은 에반 스피겔 스냅챗 CEO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피겔의 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5억4500만 달러(591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월 뉴욕 증시 상장에 따른 스톡 어워드(주식 무상 제공)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스피겔의 뒤를 이어 많은 보수를 챙긴 사람은 세계 최대의 돈육 생산·가공업체인 중국 WH(萬洲國際) 그룹의 완롱(萬隆·78) 회장이다. 중국의 ‘돼지왕’인 그는 연봉과 주식 등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2억9100만 달러(3159억원)를 받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1억5000만 달러)와 팀 쿡 애플 CEO(9880만 달러),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회장(2500만 달러)보다도 보수가 더 많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21일 현재 그의 자산은 13억5000만 달러(1조4653억원)에 이른다.
 
중국 WH(萬洲國際)

중국 WH(萬洲國際)

돼지 도축업체의 직원에서 출발해 세계 굴지의 돈육 생산·가공업체의 회장에 이른 완 회장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1940년 허난(河南)성 뤄허(漯河)에서 태어났다. 68년 인민해방군 복무를 마친 뒤 WH그룹의 전신인 뤄허 냉동창고에 입사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당시 이 공장은 허난성에 있는 국유 육가공업체 10개 중 9위권의 회사였다. 손실만 내던 부실 업체였다.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은 84년이다. 부도 위기에 처한 이 공장의 책임자로 선출된 뒤 사업가로서 역량을 발휘했다. 500만 위안의 빚에 시달리던 공장은 그가 경영을 맡은 이듬해 500만 위안 흑자로 돌아섰다.
 
닛케이에 따르면 그는 개혁개방 초기이던 당시의 이중가격제의 틈새를 제대로 공략했다. 농장에서 돼지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정부 가격보다 값을 약간 더 쳐줬다. 이후 소와 양, 닭, 토끼까지 도축 영역을 넓히며 허난성 일대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최고 도살업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94년 쐉후이(雙滙) 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중국의 돼지왕’으로 영향력을 키워갔다. 그는 2012년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하는 일은 돼지를 잡고, 고기를 파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3년 미국 최대의 돈육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를 47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다. 완 회장과 쐉후이 그룹은 스미스필드를 품에 안으며 베이컨과 소시지 등 육가공 제품과 프리미엄 돈육 제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사세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듬해 사명을 WH그룹을 바꾸고 홍콩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뒤 2016년에는 포춘 글로벌500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스미스필드를 품에 안은 뒤 WH그룹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4년 47억 달러이던 총 차입금은 지난해 32억 달러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이익은 7억6000만 달러에서 11억 달러로 늘어났다.
 
2017년 주요 최고경영자(CEO) 연봉

2017년 주요 최고경영자(CEO) 연봉

이러한 성장세 속에 완 회장은 ‘돼지왕’이란 별명에 걸맞게 돼지고기 가격의 수호자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돼지고기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며 수입국이다. 지난해 중국은 5494만t의 돼지고기를 소비했다. 전세계 소비량(1억1059만t)의 절반가량이 중국인의 배 속에 들어갔다. 중국 내 육류 소비의 60%가량이 돼지고기다.
 
문제는 소규모 농장과 도축장이 난립하는 탓에 돼지고기 가격의 변동폭이 크며 사회 불안요인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돼지주기(猪周期)’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돼지고깃값이 출렁이며 사회가 불안해지는 현상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그가 돼지 도축 사업 강화에 나섰다. 완 회장은 지난해 11월 “연간 1억 마리의 돼지를 도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도축 두수의 7배 수준으로 전세계 돈육 도축량의 10%에 해당한다. 그의 행보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부응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중국은 소규모 도축장을 줄이고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2013년 이후 올 초까지 베이징에서만 6929개의 소규모 도축장이 문을 닫았다. 닛케이는 “도축장 대형화와 현대화의 분위기 속에 WH그룹이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뿐만 아니다. 완 회장은 돈육 가공업에서 탈피해 다양한 육류와 가공 제품을 포괄하는 식품회사로의 사업 분야와 영역을 확대하는 중이다. 중국인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중산층이 늘어나며 변화하는 식생활에 발맞춘 전략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WH그룹 전체 이익에서 포장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이른다. 완 회장은 “앞으로 ‘통합 육류 단백질 공급자’가 되겠다”고 천명하며 돼지고기에서 벗어나 종합 식품 회사로의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냉동육과 반조리 제품, 스낵류까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더해 폴란드와 루마니아, 멕시코 등 세계 각국에 육류 가공 공장과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회사의 몸집도 불리고 있다. 그는 “회사의 국경을 전 세계로 넓히는 것은 지구촌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인 동시에 단일 시장에 집중하는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WH그룹은
1958년 뤄허 냉동 창고 설립
1977년 허난 뤄허 식육가공 공장으로 개명
1984년 완롱, 공장장으로 선출
1994년 쐉후이(雙滙) 그룹으로 사명 변경
1998년 쐉후이 그룹, 선전 증시 상장
2010년 완롱, 최고경영자(CEO) 선출
2013년 미국 스미스필드사 인수
2014년 WH 그룹으로 사명 변경, 홍콩 증시 상장
2016년 포춘 글로벌500 기업에 포함
[자료: 외신종합]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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