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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고 불 끄겠다는 아베, 점점 더 번지는 거짓말 의혹

 전날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22일 오전 8시 출근길엔 기자들앞에 섰다.  
 

전날 침묵 퇴근했던 아베, 22일 "가케 이사장 만난적 없다"
"기록 안 남았다고 안 맞났나.면죄부 안된다"는 의혹 번져
야당 "내각 총사퇴"거론 시작, 여당서도 "거짓말 안돼"

에히메현이 21일 일본 국회에 제출한 문서중 가케학원 이사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 수의학과 신설 구상을 설명했고, 이에 아베 총리가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부분. 형광펜으로 강조된 대목이 해당 내용. 서승욱 특파원

에히메현이 21일 일본 국회에 제출한 문서중 가케학원 이사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 수의학과 신설 구상을 설명했고, 이에 아베 총리가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부분. 형광펜으로 강조된 대목이 해당 내용. 서승욱 특파원

-2015년 2월 25일 가케(加計)학원 이사장과 만났는가. 수의학부 설치계획에 대해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는가.   

“그 날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이사장을 만난 적이 없다. 혹시나 해서 어제 관저 (출입)기록을 찾아봤지만 확인이 안됐다. 지금까지 국회 등에서 말해온 것 처럼 가케 이사장에게 수의학부 신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고, 내가 이야기를 한 적도 없다.”
 
지난 4월 일본 중의원에 출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월 일본 중의원에 출석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할 말을 끝낸 아베 총리는 곧바로 몸을 돌렸다. "총리, 야당은 가케 이사장의 국회 출석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진상규명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라고 묻는 아사히 신문 기자의 질문엔 대답하지 않은 채 그대로 자리를 떴다.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총리관저 정례 브리핑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관방장관도 아베 총리를 적극 보호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정부가 파악한 진실은.
“가케 이사장이 관저에 들어왔는지 조사했지만, 기록은 확인이 안됐다. 수의학부 신설에 대해 얘기를 들은적이 없다.”
 
-관저에 들어온 기록은 파기되지 않고 보통 남아있나.
“기록은 업무종료 후 곧바로 파기된다. 남아있는지 조사를 했지만 확인이 되지 않았다. 남아있지 않았다”
 
-기록이 없으면 안 만났다는 게 증명이 되느냐. 정말 안 만났나.
“안 만났다.”
 
22일 오전 도쿄 나가타쵸(永田町) 총리관저는 패닉 속에서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썼다.  
 
에히메현이 21일 일본 국회에 제출한 내부 문서는 표지를 제외하고 모두 27페이지 분량이다. 서승욱 특파원

에히메현이 21일 일본 국회에 제출한 내부 문서는 표지를 제외하고 모두 27페이지 분량이다. 서승욱 특파원

그만큼 전날 터진 '문서 폭탄'의 파괴력은 컸다.
 
아베 총리의 절친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학재단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정에서 아베 총리가 도움을 준 의혹이 있다는 이른바 ‘가케 의혹’과 관련된 문제의 문서.  
 
가케학원의 수의학부가 신설된 지자체인 일본 에히메(愛媛)현의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지사가 21일 국회에 제출한 27페이지 분량의 문서다.  
 
현 직원들이 작성한 내부 문서엔 지난 2015년 2월 25일 (아베 총리의 절친인) 가케학원의 가케 고타로(加計孝太郞) 이사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 “국제수준의 수의학 교육을 목표로 한다”며 (수의학부 신설 구상을)설명했고,이에 아베 총리가 “그런 새로운 생각은 좋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학원측의 보고 내용’으로 담겨있다.  
 
에히메현이 일본 국회에 제출한 문서중 가케학원 이사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 수의학과 신설 구상을 설명했고, 이에 아베 총리가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17번째 페이지. 서승욱 특파원

에히메현이 일본 국회에 제출한 문서중 가케학원 이사장이 아베 총리를 만나 수의학과 신설 구상을 설명했고, 이에 아베 총리가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17번째 페이지. 서승욱 특파원

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국회에서 “에히메 현과 이마바리시가 국가전략특구에 수의학부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건 알았지만 그 사업자가 가케 학원인 줄은 몰랐다”,“2017년 1월에 최종 승인이 날 때 처음 알았다”고 주장해온 아베 총리의 발언은 거짓말이 된다.  
 
문서 공개로부터 하루가 지난 22일 총리관저가 혼신의 방어에 나섰지만 이미 불길은 전방위적으로 번지고 있다. 총리관저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는다는 것이 아베 총리에게 면죄부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도 함께 번지고 있다. 
 
야당은 “아베 총리의 진퇴가 걸린 중요한 국면을 맞이했다”,“안 만났다는 발언을 전혀 신뢰할 수 없다”며 총 공세를 폈다. “총리의 답변이 거짓말이었다면 내각 총사퇴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케학원 가케 이사장,또 에히메현 관계자들에게 “수의학부 신설은 총리의 안건”이라고 말한 것으로 문서에 적시된 야나세 다다오(柳瀨唯夫) 전 총리비서관의 국회 증인 출석도 요구키로 했다.    
 
집권 여당인 자민당에서도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비판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에선 “총리와 에히메현 어느 쪽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진짜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4월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내각의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최근 사학스캔들을 둘러싼 재무성의 문서 조작 및 아베 총리 측근의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연루 의혹에 항의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내각의 총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최근 사학스캔들을 둘러싼 재무성의 문서 조작 및 아베 총리 측근의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연루 의혹에 항의했다. [연합뉴스]

 
 전날 발표된 아사히 신문 여론조사에서 응답의 83%는 “가케학원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베 총리를 믿는 국민이 그만큼 적다는 뜻이다.  
 
이번에도 위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아니면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의 치명상을 입을 것인가.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을 노리는 아베 총리에게 시련이 또 다시 찾아왔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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