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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높은데, 병원가면 멀쩡…"문제없다" 방심하면 큰일

혈압을 측정하는 모습.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기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중앙포토]

혈압을 측정하는 모습. 대한고혈압학회는 고혈압 기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중앙포토]

대한고혈압학회는 18일 춘계학술대회를 열고 5년 만에 새로운 고혈압 진료지침을 공개했다. 결론은 정상 혈압(120/80mmHg)과 고혈압(140/90mmHg)의 현행 기준 유지였다. 지난해 미국에서 고혈압 기준을 130/80mmHg로 낮췄지만 우리는 임상적 자료가 충분치 않고 사회적 비용이 급증한다는 이유로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진료지침과 세부적으로 비교해보면 꽤 많은 변화가 있다. 정상 혈압과 고혈압 사이에 고혈압 전 단계 1기(120~129/80~84mmHg), 2기(130~139/85~89mmHg) 대신 주의 혈압(120~129/80mmHg), 고혈압 전 단계(130~139/80~89mmHg)가 새로 들어갔다. 국내 고혈압 환자만 약 1100만명. 이들은 새로운 진료지침 등장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까. 조명찬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충북대 의대 순환기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Q&A로 정리했다.
젊은 층 혈압 관리 적극 나서라는 메시지 담아
혈압 분류를 5년 만에 주의 혈압, 고혈압 전 단계로 바꾼 이유는.
고혈압 전 단계는 고혈압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구간이다. 사실상의 ‘경계 고혈압’이다. 심혈관ㆍ뇌혈관질환 위험이 주의 혈압이나 정상 혈압보다 많게는 2배까지 올라가는 그룹이다. 고혈압 전 단계를 새로 조정한 건 젊은 사람들에게 혈압을 관리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취지가 강하다. 젊은 사람은 혈압 인지도와 치료율, 조절률이 모두 낮은 편이다. 고혈압 전 단계 2기에서 85~89mmHg였던 이완기 혈압 구간을 80~89mmHg로 낮춘 것도 젊은 사람이 고혈압을 좀 더 빨리 예방하자는 차원이다. 나이가 젊더라도 고혈압 전 단계라면 체중 감량과 운동, 저염식 등 생활 습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주의 혈압은 어떤 의미인가.
주의 혈압도 고혈압 전 단계와 마찬가지로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정상 혈압은 심뇌혈관질환의 발병 위험도가 가장 낮은 최적의 혈압이다. 이보다 더 높은 주의 혈압은 향후 심혈관ㆍ뇌혈관질환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다.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예방에 힘쓰면 다시 정상 혈압으로 내려올 수 있다. 반대로 관리를 잘 하지 않으면 고혈압 전 단계나 고혈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일종의 ‘경고’를 주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물론 정상 혈압이라고 해서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 없다는 건 아니다. 주의 혈압이면 좀 더 철저히 운동하고 살 빼고 덜 짜게 먹어야 한다는 의미다.
고혈압 전 단계에서도 특히 위험한 사람이 있나.
과거에 중풍을 겪었다거나 뇌졸중, 고지혈증 등을 앓는 등의 여러 위험 인자가 있다. 만성 콩팥질환자나 당뇨병 환자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고위험군이면서 고혈압 전 단계인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서 필요할 경우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아니지만 약물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약물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은 약 33만명으로 추정된다. 또한 당뇨 환자인 동시에 심혈관질환을 앓는 경우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혈압을 적극적으로 낮춰서 130/80mmHg 아래로 조절하는 게 좋다.
 
고혈압 환자인데 병원서 잴 때는 낮게 나올 수도 
집에서 혈압 잴 때는 고혈압인데, 병원에선 고혈압 전 단계로 나올 수 있나.
실제로는 고혈압인데 병원에서 혈압을 재면 고혈압 전 단계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이를 ‘가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 전 단계의 30%가 이런 사람으로 추정된다. 일상에선 담배 피우고 술 먹고 짜게 먹다가 병원에 검진 가면 며칠간 금주하고 담배 안 피우면서 혈압을 조절하면 많이 발생한다. 이런 사람은 오히려 관리가 안 돼 증세가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고혈압 전 단계라도 적극적인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또한 집에서도 꾸준히 혈압을 재보는 게 좋다. 여기서 이상을 확인하고 가면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60대 고혈압 환자가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고혈압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60대 고혈압 환자가 헬스장에서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다. 고혈압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노인 고혈압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노인은 건강 상태가 천차만별이다. 건장한 노인도 있고 조금 노쇠한 노인도 있고, 굉장히 몸이 안 좋은 경우도 있다. 의사가 건강을 살폈을 때 특별한 합병증이나 문제가 없다면 보통 사람과 마찬가지로 수축기 혈압 140mmHg부터 고혈압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동시에 하게 된다. 그러면서 예전보다 노인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권고했다. 2013년 지침에선 140~150mmHg로 혈압을 조절하도록 했지만 이번에는 일률적으로 140/90mmHg 아래로 낮추도록 했다. 다만 몸이 쇠약한 사람이 혈압을 너무 낮추면 낙상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몸이 안 좋거나 80세 이상인 노인은 수축기 혈압 160mmHg 이상이면 생활 요법과 약물치료를 고려하도록 했다. 치료 시작 시점을 조금 더 늦추는 차원이다.
 
내부 이견 있었지만 한국 맞춤형 기준 제시 
미국에서 먼저 고혈압 기준을 낮추면서 이슈가 커졌다. 미국처럼 기준을 바꾼 곳은 없나.
아직 미국 기준에 맞춰 고혈압 진료 지침을 바꾼 곳은 없다. 아시아 지역에선 싱가포르 학계가 기준을 바꾸지 않겠다고 했다. 일본은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과 양대 산맥인 유럽에선 다음 달 초 고혈압학회가 열린다. 여기에서 고혈압 가이드라인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도 서둘러 새로운 지침을 만든 건 아니다. 학회 내부에서 고혈압 기준을 미국처럼 내리자는 목소리가 일부 있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계속 한국만의 자료를 업데이트했고, 한국인 맞춤형으로 마지막 버전을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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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치료만큼 예방이 중요한가.
전 세계 사망률의 14%를 고혈압이 차지하고 있다.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다. 한국도 고혈압에 따른 각종 의료비가 14조원가량 된다. 이러한 의료비를 줄이려면 고혈압을 예방하고 증세를 조절해야 한다. 고혈압 유병률은 나이가 들수록 올라서 70대가 되면 70%가 고혈압이다. 고혈압 상태를 앞으로 한 단계씩만 낮춰도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 그러려면 젊었을 때부터 혈압이 오르기 전에 가능한 한 예방을 해야 한다. 빨리 관심을 가지고 예방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집에선 혈압 이렇게 측정하세요
1. 편안하고 조용한 곳에서 등을 기대고 앉는다.
2. 소매를 걷고 커프를 위팔(심장과 같은 높이)에 감는다.
3. 팔꿈치를 책상 바닥에 댄 상태에서 팔의 긴장을 푼다.
4. 혈압계 작동 중 움직이거나 말을 하지 않는다.
5. 혈압을 측정한 후 수치를 기록한다.
※아침·저녁에 두 번씩 측정한다.
 
자료 : 대한고혈압학회 
한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재는 모습. [중앙포토]

한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재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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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