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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는 돈벌이 수단?…아동학대죄 기소된 '봉침 女목사'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목사(44·여)가 2014년 6월 전북 전주시 중앙동 4차선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자신이 입양한 남자아이(당시 3세)를 품에 안은 채 드러누워 괴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 동영상 캡처]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목사(44·여)가 2014년 6월 전북 전주시 중앙동 4차선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자신이 입양한 남자아이(당시 3세)를 품에 안은 채 드러누워 괴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 동영상 캡처]

'봉침 女목사', 사기 이어 입양아 학대까지  
 
사기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는 40대 여목사가 입양아들을 수년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추가로 기소됐다.    
 
전주지검은 22일 "자신이 입양한 신생아 2명을 24시간 어린이집에 수년간 맡긴 채 방임하고, 아이들의 몸에 수차례 봉침(벌침)을 놓는 등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전 장애인 복지시설 대표이자 현직 목사인 A씨(44·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A목사가 입양아 한 명을 안고 차도 한복판에 누워 괴성을 지른 행위도 아동학대로 보고 기소했다.  
 
A목사는 각각 2011년 8월과 2014년 3월에 입양한 두 남자아이(현재 7·5세)를 입양 직후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전주시내 24시간 어린이집에 양육을 맡기고 거의 돌보지 않은 혐의다. 앞서 경찰은 A목사에게 방임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29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29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친자녀와 '차별 대우'…"본인 필요한 때만 집 데려가"
 
하지만 검찰은 A목사가 입양아들을 '방임'했다고 봤다.  A목사가 입양한 두 아이에 대해 '양육 및 보호 의무'가 있는데도 부모의 정을 주기는커녕 방송 촬영 등 본인이 필요한 때에만 입양아들을 집에 데려가서다. 실제 검찰 조사 결과 A목사는 본인이 낳은 딸·아들 2명과 입양아 2명을 차별 대우했다. 친자녀는 A목사가 직접 돌보고 어린이집 등·하원도 집에서 시켰지만, 입양아들은 외부 어린이집에서 원장 부부를 '엄마' '아빠'라 부르며 자랐다.
 
A목사에게 아동 방임 혐의가 추가된 데는 시민 여론도 영향을 미쳤다. 전주지검은 지난 9일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에 이 사건을 회부했고, 위원회는 "검찰에 송치된 범죄 사실 전부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검찰은 위원회 의견을 존중해 법리 검토를 거쳐 A목사에게 방임 혐의를 적용했다.  
 
A목사는 전문적인 면허 없이 2014년 4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입양아 2명의 얼굴과 배 등에 봉침을 놓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시술 당시 생후 8개월~5세에 불과한 아이들에게 독성 조절이 안 되는 봉침 시술을 한 것은 신체적·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목사는 "아이들에게 봉침을 놓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입양아들을 돌본 어린이집에서 제출한 자료 등을 근거로 '봉침 시술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공지영(사진 가운데) 작가가 지난해 10월 30일 전주지법 앞에서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봉침 시술과 아동 학대 의혹이 있는 A목사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지영(사진 가운데) 작가가 지난해 10월 30일 전주지법 앞에서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봉침 시술과 아동 학대 의혹이 있는 A목사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세 살배기 안고 도로서 괴성…'아동학대'   
 
A목사는 2014년 6월 10일 오후 9시쯤 전주시 중앙동 4차선 도로 중앙선 부근에서 2011년 8월 입양한 K군(당시 3세)을 품에 안은 채 드러누워 괴성을 지른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 장면은 당시 A목사의 지인이 휴대전화로 찍은 30초 분량의 동영상에 담겼다. 화면에 등장하는 A목사는 치마가 짧은 원피스 차림이었고, K군은 바지 없이 민소매 티셔츠만 입은 상태였다. A목사는 "당시 스트레스를 받아 돌출 행동을 한 건 맞지만 학대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아동을 안고 도로에 누운 행위 자체로 아동을 신체적 위험에 빠뜨렸고, 아동의 정서 발달에도 심각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며 A목사를 기소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전주시의 진정으로 수사에 착수해 지난 3월 일부 기소 의견을 달아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A목사는 이미 사기 등의 혐의로 본인이 대표로 있던 장애인 복지시설 시설장인 전직 신부 B씨(50)와 함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허위 경력증명서를 바탕으로 장애인 복지시설을 설립해 기부금 및 후원금 명목으로 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로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A목사는 2012년 7~8월 자신이 운영하는 장애인 복지시설 직원 2명에게 봉침을 시술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고 있다.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지영 작가가 지난해 9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열린 전주지법 3호 법정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어린이집 원장 "A목사에게 입양아는 '돈 버는 도구'"  
 
A목사는 지난해 기소되기 전까지 "나는 미혼모이며 아이 5명을 입양해 홀로 키우고 있다"고 홍보하며 후원금을 모금했지만, 검찰 조사 결과 A목사 주장은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났다. A목사는 전직 국정원장 등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종교인·공무원·장애인 등에게 봉침을 시술하고 일부 남성에게는 성기에 봉침을 놓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현재까지 "봉침은 수사 대상이 아니다"며 선을 긋고 있다.
 
공지영(55) 작가는 줄곧 A목사에 대해 "아동학대죄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해당 입양아들을 돌본 어린이집 원장 C씨도 A목사의 1심 재판 증인으로 나와 "A씨는 입양한 아이들을 '앵벌이'로 여긴 것 같다.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기는커녕 돈 버는 도구로 삼아 방송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후원금을 모았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A목사는 "입양아들을 어린이집에 맡긴 건 사실이지만 학대한 적이 없고 최선을 다해 보살폈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A목사의 사기 사건에 대한 1심 속행 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전주지법 3호 법정에서 형사6단독 허윤범 판사 심리로 열린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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