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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살아있는 오리 털 뽑지 말자”…롱패딩 가격 상승?

[중국의 오리 농가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 
롱패딩 등 다운재킷 충전재로 쓰이는 오리털. 중앙포토

롱패딩 등 다운재킷 충전재로 쓰이는 오리털. 중앙포토

다운재킷 충전재인 오리털 가격이 급등하면서 롱패딩 등 올겨울 다운(Down) 소재 의류 생산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다운 OEM·ODM 기업 태평양물산에 따르면 이번 달 다운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올랐다. 
네파 롱패딩. 중앙포토

네파 롱패딩. 중앙포토

업계는 당장 생산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지만 겨울 시즌 중 ‘추가 오더’ 물량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원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책정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이선효 네파 대표는 “올봄 다운 가격은 약 60달러(솜털 80% 1㎏)로 지난해보다 2배가량 올랐다”며 “지난해부터 높게 형성된 가격이 ‘어느 시점에 떨어지겠지’ 했는데 계속 오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재 가격이 올랐다고 곧바로 제품에 반영하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영업이익이 다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욱진 K2 상품기획본부장은 “미리 확보한 다운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그래도 올해 다운재킷 가격이 5~10% 정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다운재킷은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 ‘여름 선(先)판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시즌 중에 추가로 오더하는데, 최근 폭등한 다운 가격으로 가을·겨울 추가 오더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원지는 중국이다. 오리털 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동물 학대 논란으로 생산이 주춤해진 것과 동시에 중국인의 다운 소재 의류 소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중국 다운정보사이트 차이나다운닷컴(cn-down.com)에 따르면 20일 중국산 흰 오리털(솜털 95%, 1㎏) 도매가는 448위안(한화 약 7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323위안(약 5만5000원)보다 38% 오른 가격이다. 다운재킷용에 가장 많이 쓰이는 ‘솜털 80%’ 함량 흰 오리털은 353위안(약 6만원)으로 1년 전(448위안)보다 55% 폭등했다. 구스다운으로 불리는 거위털도 상승세다. 구스다운(솜털 95%,1㎏) 도매가는 526위안(약 8만9000원)으로 1년 전(475위안)보다 10% 상승했다. 솜털 80% 함량 구스다운도 419위안(약 7만1000원)으로 1년 전(376위안)보다 11% 올랐다.  
 
패션업계 “살아있는 오리의 털 뽑지 말자”
오리 농가 자료사진. 중앙포토

오리 농가 자료사진. 중앙포토

이상도 태평양물산 마케팅팀 차장은 “중국은 전세계 다운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생산 기지다. 하지만 최근 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책임 다운 기준)를 지키려는 의류 기업이 늘면서 다운을 생산하는 중국 오리 농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RDS는 미국 ‘텍스타일익스체인지’ 등 비영리단체가 발행하는 인증마크로 강제급식, 도축 전 우모 채취 등 동물 학대를 하지 않고 생산한 다운 제품에 부여한다. 
 
오리 등 살아있는 조류의 털을 뽑는 행위를 ‘라이브 플러킹(live plucking)’이라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생산한 다운은 ‘필파워(깃털의 복원력)’가 좋아 비싼 가격에 팔린다. 하지만 RDS 인증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면서 중국·동유럽 등 주요 오리털 생산국의 공급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급성장 중인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도 영향을 끼쳤다. 2014년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0억 위안(약 3조4000억원) 규모로 8년 새 10배 이상 성장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스포츠·아웃도어 시장을 5조 위안(약 859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 차장은 “중국에서도 아웃도어 인구가 늘면서 다운 소비가 증가 추세”라며 “아직 초창기이지만, 중국인이 본격적으로 다운재킷을 입기 시작하면 다운 가격은 지금보다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오리털 대신 프리마로프트  
다운 가격 상승에 당장 패션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다운재킷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50%로 절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스포츠·캐주얼 카테고리도 지난해 구스·덕다운 소재 롱패딩 인기에 힘입어 비중이 커졌다. 패션업계는 올겨울 주력 아이템도 다운재킷으로 잡고 있다. 이 때문에 다운 물량 확보에 따라 아웃도어를 비롯한 패션업체의 겨울장사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0만 장을 팔아 다운재킷 시장에서 가장 앞서가는 디스커버리는 올해 생산량을 70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종훈 디스커버리 전무는 “지난해 납품업체 4곳으로부터 올해 생산할 다운 물량을 확보해 15% 정도 더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끗리빙-롱패딩 보관법

한끗리빙-롱패딩 보관법

다운 가격이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업계는 천연 다운 대체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원단업체가 개발한 화학섬유 소재 충전재인 프리마로프트(Primaloft)가 대표적이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미군의 재킷용으로 쓰이면서 유명해진 소재다. 천연 다운에 비해 가볍고 얇아 활동성이 좋으며, 특히 습기에 강하다. 춥고 습한 겨울을 나야 하는 북유럽에선 오래전부터 애용해왔다. 하지만 프리마로프트 또한 ‘우주복에 쓰이는 고어텍스’처럼 유명세를 치르면서 가격이 만만치 않다. 
 
업계는 프로마로프트 외 다양한 화학섬유 소재를 찾고 있다. 인공 충전재와 천연 다운을 혼합한 ‘씬 다운’은 최근 등장한 소재다. 천연 다운과 달리 충전재를 절단할 수 있어 소매 등에 부분적으로 쓸 수 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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