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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오바마 경쟁심리, 북·미회담 앞둔 트럼프 자극”

 ‘트럼프 저격수’ 밴디 리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전하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심리전
 
최근 중앙일보 본사에 방문한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 밴디 리. [중앙포토]

최근 중앙일보 본사에 방문한 예일대 정신의학과 조교수 밴디 리. [중앙포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경쟁 심리가 지금의 트럼프를 움직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가 김정은과 화해 모드에 들어선 건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이상설을 줄곧 제기해왔던 미 정신과 전문의 밴디 리 예일대(한국명 이반디) 정신의학과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에 대한 정신과 전문의들의 분석이 담긴 『 위험한 도널드 트럼프 』 를 펴냈고, 올해 초엔 미 상·하원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 상태는 위험하다”고 주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14일 중앙일보와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심리 분석을 전해왔다.

 
 리 교수는 “두 정상의 관계가 호전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충동적 성향은 여전히 관찰되고 있다”며 “최근 트럼프의 이란 핵합의(JCPOC) 탈퇴는 합리적인 외교 차원의 결정이 아닌 감정적 충동에 비롯된 것이다. 이같은 트럼프의 충동 성향에 비춰봤을 때 앞으로 관건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될 결과가 번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올해 초만 해도 이들은 위협적인 발언을 주고받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심리가 일시적으로 안정적인 것은 한반도가 평화 모드에 놓인 것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정신적 장애는 재발할 것이다. 그를 고립시킬 것이고 도발적으로 만들 것이다. 특히 그의 인사 정책이 자신의 성향을 잘 반영하고 있다. 올해 갑자기 단행된 국가안보 보좌관, 국무장관 교체 말이다.”
 
-당신은 꾸준히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이상설을 제기했다. 그런 그가 이제 역사적인 북·미회담을 앞두고 있다.
 
“최근 트럼프는 노벨상과 관련된 생각에 잠겨 자신의 공격적 성향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필연적으로 기존 심리 상태로 돌아올 것이다. 특히 최근 충동적으로 결정한 JCPOC 탈퇴는 트럼프의 정신적 결함이 지속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자기중심적(solipsistic)인 심리 상태인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적인(Normal)’ 방식으로 협상에 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북·미회담과 관련해 관련국이 주의깊게 살펴볼 점은.
 
“정상적인 건강 상태의 일반인과 비교해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방식은 분명 불안정적일 것이다. 그래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은 희박(off-chance)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세계 평화를 둘러싸고 끔찍한 도박(disastrous gamble)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난 (이번 회담 결과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를 펴낸 밴디 리. [중앙포토]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를 펴낸 밴디 리. [중앙포토]

 
-앞서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성향이 위협적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했다.(중앙일보 2018년 1월 20일자 A8면) 이들의 실제 회동 모습을 그린다면.
 
“예측이 매우 어렵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들의 옛 교류가 매우 적대적이었고, 심지어는 단 한번의 침입 없이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는 점이다. 이런 불안한 장면은 우리 기억 속에 잊혀지면 안된다. 현재의 개선된 상황은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갑작스럽게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언제든 부정적으로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과거의 폭력성은 미래의 폭력성을 예측하는 잣대다. 우린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두 정상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이다. 난 북·미 관계에 대한 희망을 꺾으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관련국이 이런 점에 유의함으로써 희망이 유지되고, 언젠간 내 경고가 필요없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극단적으로 북·미정상회담에서 도출된 비핵화 관련 합의가 번복될 수 있다는 건가.
 
“어떤 결정이 도출되든 트럼프의 성향을 감안하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난 그가 긍정적이고 합리적이며 현실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지 신뢰할 수 없다. 그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만들어진 결정(JCPOC)의 철회 당시 자신의 정신적 상태가 병적임을 보여줬다. 일반적인 정책 결정 과정 논리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실컷 전쟁 분위기를 이끌던 그가 북한과 평화 협상에 응한 것 역시 언젠가 자신의 충동적 성향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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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JCPOC 탈퇴와 관련해 측근인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JCPOC 탈퇴가) 북한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암시했다. 특정 국가(이란)와의 외교 마찰이 북한과 협상에 활용될 것으로 볼 수 있나.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성향에 기반한 것인가.
 
“그렇다. 존 볼턴의 국가 안보 보좌관 임명이 트럼프의 마음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란·북한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강조해왔던 볼턴은 매우 매파적인(ultra-hawkish) 관점을 갖는데다, 폭력적 성향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흡사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국무장관을 교체하기도 했다. 명심해야 한다. 트럼프는 자신의 자아상이 위협받는다고 느낀다면 언제든 공격적으로 바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에 ‘집착(obsessed)’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동의하나.
 
“그렇다. 특히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전임자 오바마와의 경쟁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이미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이전부터 주위의 ‘인정’과 ‘관심’을 애타게 찾아왔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우상화와 인정 욕구가 충족될 수 있다면 전쟁까지 일으킬 인물이다. 이런 이유로 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정신) 능력 평가가 필요하다고 늘 주장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AP=연합뉴스]

 
-취임 이후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관적으로 관찰된 특징은.
 
“변덕과 불규칙성이다. 이런 증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특히 트럼프는 대중 연설을 통해 지지자들의 폭력성을 자극하며, 전쟁과 무기 개발에 관련된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또 모욕적이며 비윤리적인 언사를 쏟아내는 주변인들을 적극 보호해왔다. 반면 자신의 뜻에 맞지 않은 이들은 바로 백악관에서 내보냈다. 취임 1년 4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 만큼이나 주위 인사를 많이 해고한 역대 대통령이 있었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심리에 대해선 어떻게 파악하나.
 
“특정인의 ‘공적 이미지’에서 ‘내면’을 구분해 분석하려면 많은 질적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난 트럼프 만큼 김정은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최소 김정은은 트럼프만큼 우려스럽지 않다. 하지만 ‘미래의 폭력성이 과거의 폭력성에 기반한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김정은 역시 자신의 전력(前歷)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본다. ”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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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