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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3·4세 경영 다지는 재계, 수조원대 상속세는 '고민'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오른쪽은 상주인 구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연합뉴스]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오른쪽은 상주인 구 회장의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연합뉴스]

LG·삼성·현대차 등 주요 기업, 3·4세 경영 가속도
구인회(1세)·구자경(2세)·구본무(3세) 회장으로 이어진 LG그룹 경영은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구광모 LG전자 상무(4세)로 이어지게 됐다. 이런 흐름은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재계는 지주회사 전환 등 오너 3·4세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걸림돌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너 3·4세들은 재산 대부분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어 상속세를 낼 현금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경영권 승계 작업에 차질을 빚거나 일감 몰아주기 등 편법 경영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는 것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서열 1위 삼성그룹은 3세대 경영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014년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우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달 초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삼성그룹의 총수(동일인)를 이 회장에서 이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지분 상속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이재용 체제'는 이미 정부로부터 공인된 셈이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별세한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최승식 기자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2세)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3세)이 경영 일선에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신차 발표회와 소비자가전박람회(CES) 등 중요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차기 총수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밖에 한화그룹에선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3세)가, 현대중공업그룹에선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3세)이 경영 일선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회장이 지난해 초 회장직을 물려받아 3세 경영을 시작했다.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8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 현대차]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8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 현대차]

세대 교체로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도 활발 
오너 3·4세로의 경영권 이양 작업이 재계의 숙제가 되면서 대기업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최근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는 것도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한다. 현대중공업과 효성그룹 등이 최근 모두 지주사 전환에 나선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또 대기업 계열사 간 지분이 얽히고설킨 순환출자 형태를 해소하라는 현 정부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져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지주회사 구조를 갖춰나가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지분율이 미약한 오너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한 기업이 자회사 주식만 보유한 지주회사와 실제 사업을 담당하는 사업회사로 분할한다고 가정하면, 오너 일가는 기존 사업회사 지분은 물론 지주사가 보유한 지분까지 활용해 사업회사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김태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대주주는 지주회사를 통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며 "합법적 방법으로 지분율을 높여 (해외 자본 등의) 적대적 인수합병으로부터 방어하기도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고 수준 상속세 부담, 경영권 승계 걸림돌
다만, 지주회사로 전환하더라도 최고 세율 50%에 달하는 상속세 부담은 오너의 경영권 승계에 장애물이다. 고(故) 구본무 회장의 ㈜LG 지분을 물려받게 될 구광모 상무가 내야 할 상속세만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오너 3·4세들은 자산 대부분을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많게는 수조원 규모의 상속세를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재계에선 대기업들이 오너 3·4세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계열사 일감을 몰아주거나, 골목상권을 침해하면서까지 현금 흐름이 좋은 요식업 등에 진출하려고 시도하는 이유도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상속세율(50%)은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OCED 평균 상속세율은 26.6% 수준이다.
 
"오너 상속세 인하-일자리·투자 확대 '사회적 대타협' 이뤄야" 
전문가 일각에선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상속세를 낮추고, 대기업은 일자리 확대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자산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상속세율을 부과하는 것은 장기적인 경영에 장애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상속세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선순환을 위해서라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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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