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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정의 왜 음악인가] 로열 웨딩의 첼리스트는 누구

김호정 문화부 기자

김호정 문화부 기자

‘꿈에서나 가능한 이상적인 사랑’을 스무살도 안 된 연주자가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까. 1999년생 첼리스트인 세쿠 카네-메이슨의 연주는 편견에 대한 우아한 반박이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로열 웨딩에서 카네 메이슨은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의 ‘꿈을 꾼 후에’를 연주했다. 완벽한 사랑이 나왔던 행복한 꿈을 기억하는 노래가 첼리스트의 깊은 호흡에 실려 나왔다.
 
카네-메이슨은 노래 할 줄 아는 연주자다. 올해 낸 앨범 ‘영감(Inspiration)’에서 이스라엘의 노래 ‘장미의 저녁’으로 시작해 ‘새의 노래’, 밥 말리 ‘노 우먼 노 크라이’까지 사람의 목소리로 하는 노래를 악기로 옮기는 일에 재능을 보였다. 로열 웨딩에서 짧은 음악 몇 곡으로 세계 청중에 강한 인상을 준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그는 여러모로 무의식 중의 편견을 건드린다. 첼로·피아노·바이올린 주자가 아프리카계일 때, 즉 얼굴색이 다를 때 청중은 학습된 반응을 보인다. 리드미컬한 연주 혹은 비정통적인 해석을 기대하는 식이다.
 
왜 음악인가 5/21

왜 음악인가 5/21

그 기대에 부응하지 않기 위해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단체가 치네케(Chineke!) 오케스트라다. 단원은 모두 흑인이고 흑인 작곡가의 작품을 정통 클래식 음악과 함께 소개한다. “영국과 유럽의 BME(Black and Minority Ethnic, 흑인과 소수 민족) 클래식 연주자들로 이뤄졌다”는 것이 이들의 자기 소개다. ‘치네케’는 남부 나이지리아 부족 언어로 ‘아름다움의 조물주’라는 뜻인 ‘치’에서 왔다.
 
카네-메이슨은 치네케 오케스트라의 단원이고 지난해 영국의 유명한 축제인 BBC 프롬스에서 오케스트라 협연자로 무대에 섰다. 2016년엔 BBC의 올해의 영 아티스트의 38년 역사상 처음으로 선정된 흑인 연주자가 됐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이름을 붙임표(-)로 연결해 쓰는 19세 첼리스트는 오래되고 기울어진 세상의 생각에 경쾌하게 균열을 내고 있다. 청바지에 청재킷을 입고 영국의 어느 길거리에서 첼로를 들고 웃고 있는 그의 앨범 사진을 보라.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감이 온다. 여러 방식으로 파격을 선보인 로열 웨딩은 우리가 귀 기울일 연주와 메시지도 성공적으로 발굴해냈다.
 
김호정 아트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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