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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핵화 분수령 … 한·미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 워싱턴에서 네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비하기 위해 두 정상이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것인데, 최근 북한이 한·미를 겨냥해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북·미 정상회담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와 관련해 20일 두 정상이 20분간 긴급 통화를 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고 북한 유인 방안을 논의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 때맞춰 17개월째 공석이었던 주한 미국대사에 해리 해리스(62)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이 공식 지명된 것도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미 관계를 공고히 하는 긍정적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핵에 대해 ‘선 핵 폐기, 후 보상’이 골자인 리비아식 해법을 거론해 왔다. 그러나 북한이 거부감을 드러내자 17일 “리비아 모델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미국이 북한에 추구하는 방식은 한국 모델”이라며 “김정은이 비핵화에 동의하면 적절한 보호를 받게 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끝내 비핵화 합의를 거부하면 초토화됐던(decimated) 리비아 모델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트럼프식 해법’은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를 원하는 우리 입장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시적 성과에 집착한 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지 선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타협하고 ‘회담 성공’을 주장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북한의 중·단거리 핵미사일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된 우리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으로부터 ‘완전한 비핵화’ 동의를 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공동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게 원칙이다. 양국 정상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가 한·미의 타협 불가능한 원칙임을 확인하고 모든 핵탄두와 물질·시설의 폐기를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이 이에 응한다면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이 확실하게 실현될 것임을 밝혀주길 바란다.
 
김 위원장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문 대통령과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천명한 마당이다. 협상 디테일에서 불만이 있다고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연례적인 한·미 군사훈련을 트집 잡고, 2년 전 집단 탈북한 중국 식당 여성 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며 북·미 정상회담 보이콧 가능성을 흘리는 것은 북한 사상 초유의 대미 직접 담판 기회를 차버리는 어리석은 일이다. 답은 비핵화에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진정성만 보인다면 한·미 군사훈련을 비롯한 갈등 사안들은 자연스럽게 조정될 여지가 커지며 북한은 글로벌 경제망에 편입돼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번영을 구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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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