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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지주사 체제로 전환” 내년 초 출범 추진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20일 “이사회와 금융 당국,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거쳐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한 뒤 내년 초 우리금융지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인가 과정에 최소 3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주주총회와 주식 상장 등에 걸리는 일정을 감안했다.
 
우리은행은 현재 시중은행 중 유일한 비 금융지주 체제의 금융회사다. 2001년 우리금융지주로 국내 최초의 금융지주 체제를 갖췄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증권과 보험·자산운용사·저축은행을 매각하고 2014년 우리은행에 흡수·합병됐다. 지난해 1월 이광구 전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고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밝혔지만 채용비리 의혹으로 낙마하며 지주사 전환은 공전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에 속도가 붙은 것은 공자위가 지난 14일 회의를 열고 ‘선 지주사 전환, 후 정부 잔여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다.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지난해 말 기준 우리은행 지분 18.43% 보유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가로막던 걸림돌도 사라졌다. 지난해 12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예보 지분에 대한 양도차익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동안은 지주사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합병과 분할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야 해 정부의 잔여 지분 매각이 선행돼야 했다.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나서는 것은 은행 체제로는 성장의 한계가 분명해서다. 은행만 떼서 보면 다른 은행과 수익 규모는 엇비슷하다. 카드와 증권·자산운용·보험 등 비은행 부문을 따지면 국민·신한·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수익 규모와 영업 경쟁력이 떨어진다.
 
은행 체제에서는 출자 여력도 제한된다. 은행은 은행법상 자기자본의 20%를 초과해 출자할 수 없다. 여러 자회사를 거느리기 힘들다. 우리은행의 7개 자회사 중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곳은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정도지만 인수합병(M&A)에 제약이 많았다. 지주사로 전환되면 출자한도 제한이 없어지기 때문에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을 확충해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주체제 전환 시 증권·자산운용·부동산신탁 등 수익성이 높은 다양한 업종에 진출할 수 있어 자본 효율성 제고,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은행과 자회사 간에는 고객 정보를 공유할 수 없지만 지주회사 체제 내에선 계열사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뒤 증권과 보험·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계열을 강화해 종합금융그룹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인수합병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우선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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