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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70년대로 시간여행…득량역 ‘추억의 거리’

전남 보성 득량역.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에는 영화에나 나올법한 간이역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주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인 무궁화호 열차가 오고 가는 득량역이다. 이곳에 도착하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역은 물론 주변 거리가 1970년대처럼 꾸며진 득량역은 보성에 왔다면 잊지 말고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득량마을 안내소에 전시된 옛날 성냥.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득량마을 안내소에 전시된 옛날 성냥. 프리랜서 장정필

 
득량역은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낡은 풍금이다. 어린 시절 초등학교 교실에서 볼 수 있던 추억의 물품이다. 역사 앞마당에는 소규모 텃밭이 깔끔하게 조성돼 있다.
전남 보성 득량역에는 철도 관련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에는 철도 관련 물품들이 전시돼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득량역은 ‘작은 철도박물관’이다. 역에 들어서면 이름도 생소한 통표폐색기(열차의 신호장치 중 하나)라는 장치가 전시돼 있다. 손때가 묻은 듯한 빨간색 장치에는 군데군데 녹이 슬어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한다. 주변에는 개표가위, 일부기(기차표에 날짜를 찍는 기계) 등 과거에 쓰였던 장치와 함께 역무원ㆍ역장ㆍ기관사 등 직책별 모자와 복장이 전시돼 있다. 벽면 한쪽에는 삐뚤빼뚤한 글씨로 ‘열차시간표’와 ‘운임표’가 적혀 있다. 과거 모습을 재현해 놓은 것들이다.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행운다방. 약 40년 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행운다방. 약 40년 전부터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프리랜서 장정필

 
하루 4차례(왕복 8차례) 무궁화호 열차가 운행하는 득량역은 1930년 12월 문을 열었다. 햇수로 89년이 된 곳이다. 현재의 역사(驛舍)는 95년 새로 지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보성군은 2014년 간이역 활성화 프로젝트로 1970년대 테마로 역을 꾸몄다.
전남 보성 득량역에서 역무원 복장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관광객 어린이.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에서 역무원 복장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관광객 어린이. 프리랜서 장정필

 
이용객이 없을 것 같지만 마을 주민 등 하루 평균 30여 명은 이용한다는 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 설명이다. 득량역 심정욱(48) 역장은 “도심에는 고속열차(KTX)가 달리지만 시골의 간이역에는 여전히 무궁화호 열차만 운행된다”며 “인근 순천으로 장을 보러 가거나 광주에서 일을 봐야 하는 노인들이 득량역의 주요 고객”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득량역에서 만난 주민 최금순(87ㆍ여)씨는 “장례식장에 가려고 광주송정역(광주광역시)으로 향하는 기차표를 끊었다”고 말했다.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득량마을 안내소에 전시된 추억의 옛날 담배.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득량마을 안내소에 전시된 추억의 옛날 담배. 프리랜서 장정필

 
득량역을 빠져나오면 추억의 거리가 조성돼 있다. 득량역을 등지고 좌측에 위치한 거리다. 차량 두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도로 양쪽에 자리 잡은 낡은 건물들은 70~80년대를 연상케 한다. 군데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진 건물 외관은 영화 세트장 같은 느낌도 든다.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득량마을 안내소.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득량마을 안내소. 프리랜서 장정필

 
이들 건물 중 하나인 ‘득량마을 안내소’에 들어서면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과거 전국에서 판매됐던 소주 등 수백 가지의 술병이 한쪽 벽면에 전시돼 있다. 주변에는 ‘새마을’ ‘은하수’ ‘아리랑’등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담배가 낡은 찬장을 채우고 있다. 박물관처럼 잘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점방’에 온 것처럼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실제로 운영 중인 역전이발관.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 내 실제로 운영 중인 역전이발관. 프리랜서 장정필

 
인근에는 ‘은빛 전파사’ ‘백조 의상실’‘새마을 연탄ㆍ석유 가게’ 등도 재현도 있다. 이들 공간 내부에는 낡은 텔레비전과 전축 등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물품들이 놓여 있다. 실제 운영되는 곳은 아니어서 내부로 들어갈 순 없고 밖에서만 구경이 가능하다.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에 조성된 옛 전파사.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보성 득량역 '추억의 거리'에 조성된 옛 전파사. 프리랜서 장정필

 
득량역 추억의 거리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운영되는 곳들도 있다.  쌍화차 등을 마실 수 있는 행운다방이 대표적이다. 키 작은 소파 위에는 ‘화랑 성냥’이 올려져 있는 등 과거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고 있다. 바로 옆 ‘역전이발관’도 실제 운영되는 곳이다.
 
추억의 거리는 국비와 군비 등 2억여원을 들여 2012년 5월부터 조성됐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낡은 건물에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간판을 달고 물품을 전시했다. 건물을 매입하는 대신 건물주들로부터 사용 승낙을 받고 조성했다. 
 
보성=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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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