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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침수 피해 물 길 막은 돌망태 철거 늦은 탓”…평창조직위 피해 100% 보상키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 전인 3월 30일에 촬영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 모습. [사진 독자제공]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 전인 3월 30일에 촬영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 모습. [사진 독자제공]

침수 피해가 발생한 뒤인 지난 19일 기자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각도로 촬영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 모습. 박진호 기자

침수 피해가 발생한 뒤인 지난 19일 기자가 같은 장소에서 같은 각도로 촬영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 모습. 박진호 기자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 비 피해 전과 후 비교사진 
“평창올림픽 때 많은 불편을 감수하고, 자원봉사까지 했는데 돌아온 건 침수 피해뿐입니다.” “주민들이 수차례 철거 요청했을 때 조금이라도 물길을 터놓았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지난 19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된 주택 안으로 들어가자 10㎝가량의 진흙이 바닥에 쌓여 있었다. 주방엔 대형 냉장고가 쓰러졌고, 침대도 모두 물에 젖은 상태였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택. 박진호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택. 박진호 기자

“태풍 매미·루사 때도 멀쩡했는데…”
집주인 안영화(53)씨는 “태풍 매미·루사 때도 하천 범람으로 인한 피해가 없었던 지역인데 하천에 설치한 올림픽 시설물 때문에 침수 피해를 봤다”며 “여러 차례 시설물 철거를 요청했는데, 철거가 늦어지더니 결국 이런 피해가 났다”고 말했다.
 
주택 전체가 물에 잠긴 남선옥(58·여)씨도 “30년 넘게 살았지만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물 난리를 겪지 않았다”며 “방에 물이 차올라 무서워서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이처럼 인재(人災)를 주장하는 건 올림픽 당시 관중 수송 승하차장 조성을 위해 하천을 가로지르는 구조로 설치된 개비온(망태에 돌을 채운 물막이)옹벽때문이다.  
 
주민들은 급격히 불어난 물이 옹벽에 막혀 역류해 저지대인 마을로 물길이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침수피해가 발생한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모습. [사진 독자제공]

침수피해가 발생한 지난 18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모습. [사진 독자제공]

지난 18일 내린 비에 쓸려내려 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 박진호 기자

지난 18일 내린 비에 쓸려내려 간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 박진호 기자

차항천 폭 30m, 깊이는 3.5m에 달해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51.5㎜)부터 18일(81.5㎜) 오전까지 대관령면 일대에는 133㎜의 비가 내렸고 범람 당시인 18일 새벽 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시간당 61.8㎜의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차항천은 하천 폭이 30m, 깊이는 3.5m로 그동안 침수 피해가 없었던 곳이다.  
 
평창군도 이번 침수 피해 원인을 개비온 옹벽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일 평창군이 작성한 ‘평창군 차항천 범람 피해 상황 보고’를 보면 피해 원인에 ‘조직위가 설치한 화천 내 올림픽 승하차장 시설물(횡단구조물 미철거)에 의한 하천 통수 단면 부족으로 침수’라고 적혀 있다.
 
이 보고서엔 그동안 평창군이 조직위에 3월 4회, 4월 2회, 5월 3회 등 총 9회에 걸쳐 시설물 철거요청을 한 현황도 있다. 또 이 시설물 철거를 요청한 평창군 관계자와 요청을 받은 조직위 담당자의 이름도 적혀 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택. 박진호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택. 박진호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마을 모습. 박진호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마을 모습. 박진호 기자

피해 주민 제대로 된 피해 보상 위해선 정부 차원 지원 절실
반면 평창조직위 측은 평창군의 주장은 책임 회피성이다. 철거 요청과 관련해 정식으로 보고가 올라온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철거 계획에 따라 이달 말까지 단계적으로 시설물을 철거할 예정이었는데 5월에 이렇게 많은 비가 올 줄은 미처 몰랐다”며 “역대 기록만 봐도 대관령면은 5월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번 피해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인 만큼 제대로 된 피해 보상이 이루어지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그동안 대관령면에서 5월 1일 최대 강수량이 100㎜를 넘은 건 1999년 5월 24일 131.5㎜와 1993년 129.7㎜, 1991년 119.8㎜ 등 세 차례가 전부다. 2000년대 들어 100㎜가 넘은 경우는 없는 상황이다.
 
평창조직위는 평창올림픽 대회 이후 시설물에 대한 부실한 사후관리가 결국 재난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주민들이 입은 피해를 100% 보상하기로 했다.
 
손창환 평창조직위 시설국장은 “지난 19일 피해주민들과 만나 최대한 100%에 가까운 피해보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주민들이 원래 살던 모습 그대로 되돌려 놓도록 하겠다. 디테일한 부분은 2~3차 협의를 통해 정하겠다”고 말했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대관령면사무소에 있는 대피소에 모여있다.. 박진호 기자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대관령면사무소에 있는 대피소에 모여있다.. 박진호 기자

대책위 “주민 의견 수렴 후 협의 나설 것”
평창조직위와 평창군, 횡계6리 침수피해 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대관령면사무소에서 차항천 범람 침수피해 보상을 위한 1차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엔 이희범 위원장과 6.13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심재국 평창군수 등이 참석했다.
 
함영길(53)횡계6리 침수피해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일부 주택은 흙벽돌로 건축돼 추후 붕괴 등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보상 문제는 민감한 부분이라 주민 의견 수렴과 법적인 부분을 검토하는 시간을 갖은 뒤 조직위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침수 피해는 지난 18일 0시30분쯤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이 범람하면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저지대에 위치한 횡계6리 67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주민 130여명이 대피했다.  
 
평창=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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