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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부모에 용돈, 자녀 입학식 휴가, 사내 영화관 … ‘워라밸’형 복지 바람

[홍병기의 경제 리포트] 기업복지 3.0 시대
요즘 직장이 달라지고 있다. 스타트업계와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이색 복지 혜택을 내세운 회사들이 늘고 있다.  
 
의료·교육 등 기본 복지형(1.0)에서 출발해 유연 선택형 복지(2.0)를 넘어 다양한 맞춤형 복지 모델이 실험 중이다. 4일 근무제와 반려동물 수당까지 등장한 ‘기업복지 3.0’의 현장을 살펴본다.
 
 
집 같은 회사 만들기 위해 신종 복지 도입
 
일과 가정의 양립을 상징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를 줄인 말)’ 추세가 점점 뚜렷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신종 복지제도를 도입한 회사들이 늘고 있다. ‘직장=집’이라는 목표로 밥이나 놀 거리 걱정을 모두 해결해주고, 가족처럼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이다.
 
숙박 앱으로 유명한 (주)야놀자는 회사에서 전 직원에게 ‘삼시 세끼’를 무료로 제공한다. 식사 시간이 부족한 외근 직원들에겐 샌드위치·컵밥 등 테이크아웃 도시락도 챙겨준다. 이 회사의 송민규 홍보팀장은 “월 1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회사가 있는 테헤란로 인근의 밥값이 비싸 직원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워킹 맘들이 매달 1~2일씩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대웅제약의 사내 어린이집 ‘리틀 베어’. [사진 각 사]

워킹 맘들이 매달 1~2일씩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대웅제약의 사내 어린이집 ‘리틀 베어’. [사진 각 사]

대웅제약은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한 워킹 맘을 위해 사내 어린이집 ’리틀 베어‘에서 매달 1~2일씩 집에서처럼 아이들과 함께 종일 지내는 ‘다소니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갑작스런 야근이 있는 직원들을 위해 밤늦게까지 다른 부모들이 돌아가며 공동으로 아이를 엄마처럼 돌봐주는 ‘돌보미’ 활동도 인기다.
 
가족과 관련된 각종 복지 수당도 발전하고 있다. 건축·인테리어 중개업체 집닥(주)는 월급 외에 회사가 직원을 대신해 부모에게 매달 용돈(미혼자 10만원, 기혼자 20만원)을 보내준다. 양가 부모에까지 실손 의료보험을 들어주거나((주)우아한형제들), 직원 사망 시에도 유족에게 1년간 급여를 그대로 지급하는 회사((주)여행박사)도 있다.
 
 
직원들 조직 충성도 높아져 생산성 향상
 
사내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 중인 차병원 직원들. [사진 각 사]

사내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 중인 차병원 직원들. [사진 각 사]

사내 복지 시설도 이제는 외부 시설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대형화·고급화로 접어들고 있다. 차병원그룹의 판교사옥 차바이오컴플렉스 2층에는 웬만한 시중 영화관 골드 클래스 급을 방불케 하는 사내 영화관(미디어 홀)을 갖췄다. 18석의 고급 리클라이너 좌석에 서라운드 음향과 4K 영상 재생이 가능한 시설이다. 백수하 본부장은 "극장과 같은 생동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직원들이 언제라도 보고 싶은 영화 DVD를 직접 가져와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얄&컴퍼니 화성공장 복도에는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어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사진 각 사]

로얄&컴퍼니 화성공장 복도에는 조각품들이 전시돼 있어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사진 각 사]

욕실 전문기업인 ㈜로얄&컴퍼니는 공장을 아예 문화예술이 복합된 신개념 공간으로 꾸며놨다. 3만평 규모의 경기도 화성 공장 곳곳에 조각·그림 등 예술품을 전시하고, 아트하우스, 야외음악당과 국제 규격의 실내체육관까지 갖춰 마치 대학 캠퍼스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추세는 회사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면서 직원들의 조직 충성도를 높이고, 직장 내 필수 자원을 지켜낸다는 경영 전략의 일환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근무시간 단축을 복지 혜택의 하나로 부여하는 신 개념의 ‘시간 복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간 복지’를 내세운 여행박사의 한 직원이 조기 퇴근제 ‘라운지 데이’를 신청해 떠나며 남긴 글. [사진 각 사]

‘시간 복지’를 내세운 여행박사의 한 직원이 조기 퇴근제 ‘라운지 데이’를 신청해 떠나며 남긴 글. [사진 각 사]

㈜여행박사는 올 들어 업계 최초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아직 월 1회씩 시범 실시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원할 때 월 1회 3시간 일찍 퇴근 할 수 있는 ‘라운지 데이’도 함께 시행해 효과를 높이고 있다. 출퇴근 시간이 3시간 이상 걸리는 직원들에게는 회사 인근의 오피스텔을 무상으로 빌려준다. 심원보 마케팅부장은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돈으로 보상을 못해줄 망정 시간으로라도 돌려줘야겠다는 차원에서 도입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배달 앱 ‘배달의 민족’의 ㈜우아한형제들은 주 35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월요일 오전까지 쉬고 주 4.5일을 임금 삭감 없이 일하는 새로운 근무형태다. 자녀 입학·졸업식·운동회, 어린이날 전날 또는 다음날엔 ‘시간 선물’이란 이름으로 하루씩 유급 휴가를 보내준다.  
 
공휴일 사이에 평일이 끼는 징검다리 연휴 기간을 아예 일괄적으로 전 기간 휴무로 지정한 회사(대웅제약)까지 등장했다.  
 
류진 (주)우아한형제들 이사는 “충분히 쉬고 몰입해 근무하는 사내 문화로 인해 지난해 매출이 70% 이상 성장하는 등 생산성이 오히려 높아졌다”며 “다니기 편한 회사가 아니라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비전에 공감, 신나는 일터 만들어야
 
제도 정착에 아직 넘어야 할 벽도 많다. 직원들의 재충전을 위해 주 3일까지 사용 가능한 독서휴가제를 실시해오던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이를 중단했다. 각종 투표일에 참여한 직원에게 격려금을 지원해왔던 여행박사도 내달 지방선거 때는 이를 중단키로 했다, 업무 효율이 불투명하고 예산 부담이 크다는 이유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색 복지제도가 지속 가능하게 유지되려면 꿈을 담은 회사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회사 비전에 대한 공감의 결과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유도하는 게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내부고객(직원)의 만족이 외부고객(소비자)의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직원별 통계·분석등 내부 자료를 활용한 새로운 맞춤형 복지 제도가 더욱 풍성하게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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