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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클럽서 탈진할 때까지 … ‘뮤페’는 2030 새 놀이터

[이도은의 트렌드 리더] 뮤직 페스티벌 확산 
2017년 UMF 현장 모습. 화려한 네온과 무대 연출로 EDM 공연은 대형 클럽을 방불케하면서 놀 줄 아는 2030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 [사진 UMF코리아]

2017년 UMF 현장 모습. 화려한 네온과 무대 연출로 EDM 공연은 대형 클럽을 방불케하면서 놀 줄 아는 2030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 [사진 UMF코리아]

대학생 김한영(21)씨는 6월 8일 열리는 울트라뮤직페스티벌(UMF) 표를 지난해 10월 사 놓았다. 입대 전에 해볼 건 다 해보겠다며 해외 배낭여행과 클럽 순례 다음으로 택한 것이 뮤직 페스티벌(이하 ‘뮤페’)이다. 그는 “탈진될 때까지 즐긴다는 말에 버킷리스트에 넣었다”고 말했다.
 

EDM·록·재즈 등 30개 줄이어
“검은색 운동화, 얼음물 챙겨 가”

함께 몸 부딪히고 음식 나누고
짜릿한 해방감에 청춘들 열광
SNS 해시태그 매년 100%씩 늘어

요즘 떠오르는 놀이 문화를 꼽자면 단연 뮤페다. 여러 명의 뮤지션이 나오는 야외무대로,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혹은 2~3일에 걸쳐 열리기도 한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2004년 시작)이나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2006년 시작) 정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30개 가까이 된다.
 
반응도 뜨겁다. 9월 15일 열리는 ‘렛츠락페스티벌’은 출연진 공개없이 파는 블라인드 티켓이 2일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 대표적인 뮤페로 꼽히는 UMF(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역시 매년 관람객이 늘어 올해는 하루당 6만 명을 웃돌 것이라는 게 주최 측의 전망이다.
 
이를 이끄는 건 단연 2030세대다. 특히 EDM(Electronic Dance Music) 공연에선 압도적이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과 워터밤2017의 관객 중 2030 비율은 각각 93.6%, 98.5%에 이른다. EDM 뮤페들은 ‘대형 클럽’을 표방하며 다채로운 연출을 선보이며 젊은 관객을 끌어안는다.
 
EDM의 대척점에는 자라섬포크페스티벌·그린플러그드서울처럼 포크송이나 대중가요처럼 잔잔하고 익숙한 음악을 테마 삼는 무대가 성장 중이다. 정작 뮤페의 원조였던 록 페스티벌은 하락세다. 지산록밴드페스티벌은 올해 열리지 않는다.
 
소풍처럼 즐길 만한 ‘뮤페’ 먹거리. [사진 김소영]

소풍처럼 즐길 만한 ‘뮤페’ 먹거리. [사진 김소영]

지역적 확산도 두드러진 변화다.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 아일랜드페스트밤·옥천뮤직페스티벌·그린플러그드동해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뮤페에 토크(청춘콘서트)·플리마켓·캠핑(레인보우 뮤직&캠핑 페스티벌)을 결합한 행사도 화제몰이 중이다.
 
뮤페를 찾는 이들 상당수는 음악을 알고 행사를 찾는 게 아니다. 오히려 행사를 찾아 왔다 음악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 년에 두 번 이상 꼭 티켓을 구매한다는 직장인 박지선(28)씨도 마찬가지다. “정작 아티스트 리스트에서 아는 이름은 한두 개 정도”라면서 “워터파크에 가듯, 클럽에 가듯 부담 없이 즐긴다”고 말한다.
 
뮤페를 즐기는 방법도 제각각이다. 4년 내리 서울재즈페스티벌을 찾은 박지은(39)씨는 나름의 원칙이 생겼다. 인기가 많은 캠핑형 뮤페에선 오픈에 맞춰 입장해 자리를 잡아두고 다시 나와 주변 맛집을 찾는다. 자주 못 올 지방에선 특히 일석이조가 된다.
 
놀이공원처럼 팔찌가 입장권이다. [사진 박지선]

놀이공원처럼 팔찌가 입장권이다. [사진 박지선]

-클럽형 뮤페의 경우, 굳이 무대 앞보다 관람객들끼리 노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특히 EDM 뮤페의 경우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한두 명씩 나와 몸을 부딪히는 ‘슬램’이 새로운 유행으로 부상했다. EDM 뮤페만 골라 다니는 이승주(28)씨는 “밟혀도 신경 쓰지 않을 검은색 운동화, 수분을 보충해 줄 얼음물 한 통이 필수”라고 말한다.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 정도 마시고 들어오면 공연 초반부터 흥을 돋우며 놀 수 있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소수지만 비 오는 뮤페를 즐기는 매니어층도 있다. 표를 버릴 수 없어 가지만, 막상 비를 맞으며 라이브 음악을 듣는 경험이 색다르다는 것이다. 박지선씨는 “‘이왕 버린 몸’이라는 심정으로 온몸으로 비 맞고 진흙을 밟으면 은근한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고 말한다.
 
뮤페의 진화에는 이유가 있다. 트렌드 분석업체 ‘트렌드랩 506’ 이정민 대표는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가 원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완벽한 놀이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카스·피츠 등 국내외 주류 브랜드들이 6억~7억원을 들여 스폰서를 맡거나 행사를 주최하고, 메트로시티 같은 패션 브랜드까지 뛰어드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뮤페는 일단 SNS형 맞춤 콘텐트를 제공한다. 맛집이나 카페 순례가 식상해진 다수에게 ‘인스타그래머블’한 소재다. 관객들의 떼샷은 물론이고 EDM 공연에서 연출되는 네온쇼와 폭죽·퍼포먼스가 시선을 나꿔챈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분석업체 링크브릭스에 따르면, 뮤페 해시태그(#)는 2015~2017년 사이 해마다 100%씩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업계의 화두인 ‘경험’을 선사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도시 생활을 벗어난 피크닉에, 노출 패션까지 즐길 기회다. 뮤페 현장 사진을 찍는 백성원 포토그래퍼는 “뮤페 안과 밖은 딴 세상”이라면서 “자기 표현이 확실한 멋쟁이들 천국”이라고 이야기한다.
 
가성비가 높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직장인 김소영(36)씨는 “내한 공연이 언제일지 모를 유명 뮤지션들을 보는 종합선물세트”라며 “하루 10만원 내외의 가격이지만 온종일 행사라 2시간 내외에 끝나는 영화나 콘서트보다 효율적인 소비”라고 말한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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