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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범 아냐" 주장한 윤송이 부친 살해 용의자, 법원은 무기징역 선고

지난해 10월 26일 오전 7시17분쯤 경기도 양평군의 한 전원주택촌. 한 단독주택의 주차장 옆 수풀에서 6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엔씨소프트 윤송이(42) 사장의 아버지이자 김택진(51) 대표의 장인인 윤모(당시 68세)씨였다.

수원지법, 강도살인 혐의 허모씨에 무기징역 선고'
"흉기 등 없지만 정황 증거상 살인 혐의 인정 돼"

그는 전날인 25일 오후 5시쯤 색소폰 동호회에 간다며 나간 뒤 귀가하지 않은 상태였다.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허모(42)씨가 양평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연합뉴스]

엔씨소프트 윤송이 사장 부친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허모(42)씨가 양평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연합뉴스]

마을 입구에 있는 폐쇄회로 TV(CCTV)에는 이날 오후 7시25분쯤 마을로 들어오는 윤씨의 차량이 찍혔다. 하지만 오후 8시50분쯤 다시 마을 밖으로 차량이 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윤씨의 차는 집에서 5㎞ 떨어진 한 공터에서 발견됐다. 차량 문은 잠긴 상태였고 블랙박스도 없었다. 윤씨의 휴대전화와 지갑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차량 내부를 감식하자 윤씨의 혈흔이 나왔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다음날인 27일 용의자로 허모(42)씨를 붙잡았다. 허씨의 차량이 윤씨의 집 방향으로 이동한 장면이 확인됐다. 윤씨의 차량이 버려진 곳 인근에 설치된 CCTV에서도 허씨의 모습이 포착됐다. 허씨의 차량과 옷·신발에서도 윤씨의 혈흔이 발견됐다.
 
허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수사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그가 '고급빌라' '가스총' '수갑' '핸드폰 위치추적' '살인' '사건사고 등의 단어를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그가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허씨가 윤씨를 살해하고 차량 등을 훔친 것으로 보고 강도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유기된 윤송이 부친의 차량 [연합뉴스]

유기된 윤송이 부친의 차량 [연합뉴스]

그러나 범행에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는 끝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허씨는 검거 당시만 해도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윤씨의 차량을 훔치긴 했지만 살해하진 않았다. 옷에서 발견된 피도 윤씨 차에 묻어 있던 것이 묻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수사기관이 임의동행, 긴급체포 등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제대로 밟지도 않고 애먼 사람을 살인자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모든 증거가 피고인을 가리키는데도 거짓과 회피로 일관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허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준철)는 18일 오후 열린 선고 공판에서 허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흉기 등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정황 증거만 봐도 살인 혐의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자백, 도구(흉기), 살해장면 영상 녹화물 등 직접 증거는 없지만 법원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채택한 증거와 정황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하고, 차와 지갑을 훔쳤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판시했다.
 
수원지법 전경 [사진 수원지법 홈페이지 캡처]

수원지법 전경 [사진 수원지법 홈페이지 캡처]

법원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피고인이 범행 전 부촌이나 고급빌라, 가스총 등을 검색하고 피해자의 집 주변을 사전답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주택 방면으로 설치된 CCTV에서 피고인 외에 의심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피고인이 범행 후 밀가루를 구입했는데 밀가루는 지문이 아니라 혈흔 등을 없애는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런 행동은 피고인의 말처럼 지갑을 훔친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족들에게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를 입혔음에도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해 더 큰 고통을 안겼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쑥색 수의에 안경을 끼고 재판장에 들어선 허씨는 태연한 얼굴로 재판부의 판결을 들었다. "항소할 수 있다"는 재판부의 설명엔 큰 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반면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눈물을 쏟았다. 특히 윤사장의 모친은 선고 내내 허씨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검은색 정장차림으로 나타난 윤 사장 부부는 허씨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흐느끼는 윤 사장의 모친을 위로하면서 재판정을 떠났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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