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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女목사 봉침 맞았다" 거짓말 퍼트린 악플러들 고소한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신인섭 기자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신인섭 기자

김성주(54)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본인에 대해 "여목사에게 봉침을 맞았다"는 허위 사실을 퍼트린 악플러들을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국민연금공단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24일 국민TV 시사토크쇼 '맘마이스' <공지영 '은밀한 부위' 봉침 놓는 여목사> 편을 보고 "김성주 이사장이 여목사한테 봉침을 맞았다" 등 근거 없는 댓글을 달아 자신을 비방한 네티즌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에 걸쳐 전주 덕진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전주 덕진경찰서 사이버수사팀 관계자는 "(김 이사장이) 고소장을 낸 건 맞지만, 수사를 진행하는 사건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19대 국회의원(전주시 덕진구)을 지낸 김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7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당시 공지영(55) 작가는 '나는 꼼수다'로 유명한 김용민 PD 등이 진행하는 해당 팟캐스트에 나와 김 이사장이 속칭 '봉침 여목사'로 불리는 A씨(44·여)에게 봉침을 맞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공 작가는 방송에서 김 이사장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얼마 전 국가의 큰 기관장으로 임명됐다" "김 전 의원" 등 누구인지 추정할 만한 정황과 표현을 들었다.  
 
전주시가 명예훼손 혐의로 자신을 고발하자 지난달 3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연 공지영 작가. 전주=김준희 기자

전주시가 명예훼손 혐의로 자신을 고발하자 지난달 3일 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연 공지영 작가. 전주=김준희 기자

공 작가는 "김 전 의원이 (A목사에게) 봉침을 맞았다고 의심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나오는 마지막 인터뷰 때문이었다"고 했다. 해당 방송에서 '혹시 봉침에 대한 경험이 없느냐'는 PD의 질문에 전주 지역 전 국회의원이 "(봉침 시술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확인·입증할 수 있어요? 근거가 의학적으로 남아요?"라고 답변한 적이 있는데, 당시 변조된 목소리의 주인공이 김 이사장이라는 것이다.

 
공 작가는 이날 방송에서 A목사가 남성 성기에 봉침을 놓는 수법으로 전직 국정원장과 성관계를 하고 이런 내용이 담긴 녹음과 사진들로 그를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사건을 들며 김 이사장도 비슷한 방식으로 A목사에게 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공 작가는 또 "검찰이 '봉침 사건'을 축소한 배경에는 호남의 권력 실세들이 연루됐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정이고, 소설가로서 하는 생각"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공 작가는 방송에 앞서 김 이사장이 '봉침 여목사'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국민연금 이사장 임명에 반대했었다. 이에 김 이사장은 취임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와대 인사 검증에서 봉침 문제가 한 번도 거론이 되거나 논란이 된 적이 없다. 이것 때문에 (국민연금 이사장) 인선이 늦어졌다는 것은 200% 공지영 작가가 만들어낸 소설"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그는 국민연금 이사장이 됐다.
 
공지영(가운데) 작가가 지난해 10월 30일 전주지법 앞에서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연 기자회견에서 봉침 시술과 아동학대 의혹이 있는 A목사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공지영(가운데) 작가가 지난해 10월 30일 전주지법 앞에서 전북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연 기자회견에서 봉침 시술과 아동학대 의혹이 있는 A목사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전주=김준희 기자

김 이사장은 그동안 주변에 "봉침을 맞은 사실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면서도 공식 석상에선 언급을 삼갔다. 자칫 630조원의 연기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공 작가가 팬덤이 두터운 스타 작가인 데다 친정부 인사여서 공개 대응이 되레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그를 머뭇거리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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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 작가가 그 후로도 본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슷한 주장을 되풀이하고, 네티즌 일부가 이를 다시 SNS와 인터넷 게시판에 퍼나르며 김 이사장을 비방하자 그가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더 이상 허위 사실이 확대·재생산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여기엔 검찰과 법원이 한 목소리로 "A목사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외압은 없었다"며 공 작가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한 사실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공 작가도 지난달 3일 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본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전주시에 대한 공세는 이어가면서도 검찰·법원·지자체가 전북 지역 특정 권력의 입김에 휘둘려 '봉침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족했다"며 한발 물러났다.  
 
전북 전주시 만성동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본사 전경.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만성동에 있는 국민연금공단 본사 전경. [연합뉴스]

김 이사장은 이번에 논란의 진원지인 공 작가는 고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목사의 1심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공 작가를 경찰에 고소하면 A목사를 감싼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서다. 김 이사장도 A목사를 둘러싼 비리 의혹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이사장이 여러 경로로 "소설가가 소설을 쓰는 것은 자유지만, 공개적으로 누군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할 때는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와 향후 공 작가에 대한 고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연금공단 내부에선 조직 수장이 억울한 누명을 벗길 바라면서도 '봉침 사건'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실체적 진실과 상관없이 또 다른 논란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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