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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래?” 때리고 넘어지고 소변도 ··· ‘공포의 버스 취객’

승객 머리에 ‘꽈당’, 승객과 다투다 사망까지 … 
 
25년 경력의 서울 시내 버스기사 강모(63)씨는 술에 취한 승객이 무섭다. 지난달 13일 자정이 넘어 겪은 끔찍한 일이 떠올라서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차고지에 도착한 버스 안 좌석에선 한 30대 남성 취객이 잠을 자고 있었다. “손님, 일어나세요.” 강씨가 잠을 깨우자 이 남성은 갑자기 욕설을 퍼부었다. “XXX아, 놔둬. 왜 깨우고 XX이야.” 버스 하차직전까지 욕을 하던 이 승객은 급기야 "너 죽을래?"라고 소리친 후 강씨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주먹으로 강씨의 턱과 머리를 마구 때리고, 발로 강씨의 배를 찼다. 지나가던 동료 기사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말리지 않았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이 폭행으로 강씨는 두피에서 피가났고, 뇌진탕과 허리 염좌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버스 안 취객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기사나 승객을 폭행하는 일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2017년 취객을 포함한 승객이 버스·택시 등의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은 1만5300여 건 발생했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 10항에 따라 운행 중(승객 승·하차 위한 일시정차 포함)인 운전자를 폭행한 가해자는 가중처벌 대상이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차고지나 종점에서 벌어지는 폭행은 일반 폭행으로 분류된다.  
 
강씨를 더욱 속상하게 만든건 지방검찰청에서 마주한 가해자와 검찰의 태도였다. 가해자는 사과 한마디 없이 강씨에게 “어차피 벌금형이 나올텐데 그 돈으로 합의나 하죠”라고 했다고 한다. 지방검찰청 형사조정위원회에선 강씨에게 “젊은 사람의 작은 실수인데 나이 든 어른이 한번 용서해달라. 50만원 정도에서 합의하시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강씨의 동료기사 300명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한 상태다. 강씨는 “시민의 발이란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왔는데 그일 이후로 취객이 탑승하면 불안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해자가 혹시 보복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종로4가에 정차한 버스에선 소란을 피우던 취객이 승객과 몸싸움을 벌이다 하차문 밖으로 떨어져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버스 취객’은 안전사고도 일으킨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선 취객이 중심을 잃고 한 여성 승객의 머리 위로 넘어졌다. 이 여성은 뇌진탕 증상을 호소해 119 구급차에 실려갔다. 서울시에는 주취자가 발생시키는 소음과 술 냄새, 구토 등에 대한 불편 신고가 매달 2~3씩 꾸준히 들어온다.  
 
이런 이유로 만취 승객은 대중교통을 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버스기사는 ‘시내버스 운송사업 약관’에 따라 ‘여객의 안전 또는 차내 질서유지를 위해 제지 또는 안내에 따르지 않는 자’는 운송을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만취 승객을 탑승 거부하는 직접적인 근거가 되지 못하고 있다. 취객이라고 명시돼 있지 않고, ‘질서유지’에 대한 기준이 운전사마다 다를 수 있어서다. 민만기 녹색교통 대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과도한 음주 후에는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다른 승객에게 피해를 주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말자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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