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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정부 '황금불상' 만들어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 왜?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된 네팔 불상.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둔 20일 낮 점안식을 연다. 네팔 국민들이 붓다의 탄신지가 네팔임을 알리려 성금을 모금, 불상을 제작해 기증했다. [사진 와우정사]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된 네팔 불상.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둔 20일 낮 점안식을 연다. 네팔 국민들이 붓다의 탄신지가 네팔임을 알리려 성금을 모금, 불상을 제작해 기증했다. [사진 와우정사]

4500㎞, 사월 초파일 맞춰 날아온 '불상'
 
지난 14일 찾은 열반종 총본산인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경내 세계불교박물관 인근에 푸른 천으로 가려진 청동 부처상이 임시로 모셔져 있었다. 이 불상은 4500㎞ 가량 떨어진 네팔에서 제작됐다. 통관절차를 거쳐 전날(13일) 와우정사에 도착했다. 높이는 280㎝쯤 된다. 천 밑을 살짝 들어보니 황금빛 좌대(座臺)가 눈에 들어왔다. 와우정사는 오는 20일 새로 준공한 네팔풍 법당에 이 불상을 모시는 ‘점안식(點眼式)’을 진행한다. 점안식은 불상에 눈을 그려 넣는 것으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식이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된 네팔 불상.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공양그릇인 바루를 들었다. [사진 와우정사]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된 네팔 불상.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공양그릇인 바루를 들었다. [사진 와우정사]

 
점안식 전의 불상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한다. 사진으로나마 미리 볼 수 있었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공양 그릇인 ‘바루(또는 발·鉢)’였다. 와우정사 창건자인 해곡 주지 스님은 “부처님은 실존 인물로 공양 그릇을 사용하셨는데, 이를 불상으로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부처님에 대한 공경심에 이런 모습의 불상이 제작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두상의 윗부분이 짙푸른 색을 띠는 점도 특징이다. 네팔에서는 복을 준다고 믿는 색이다. 하관이 갸름한 것 역시 둥근 인상의 국내 불상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모습이다.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된 네팔 불상을 모실 네팔풍 법당의 모습. 김민욱 기자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에 기증된 네팔 불상을 모실 네팔풍 법당의 모습. 김민욱 기자

 
'불교 성지'로 알려진 와우정사


네팔 정부 측이 기증 장소로 와우정사를 선정한 것은 외국인 특히 동남아인이 많이 찾는 '불교 성지'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와우정사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해 30만명 정도 찾는다. 그중에서도 불교가 국교(國敎)인 태국인이 20만명 이상이다. 와우정사에는 인도·태국·베트남 등에서 모셔온 불상이 3000여점이 있다. 이런 연유로 특히 동남아권에서는 한국에 가면 한 번 들러야 할 불교 성지로 통한다. 
 
 주한 네팔인 공동체 고문인 덤벌수바(46)씨는 “붓다의 탄신지는 네팔 룸비니”라며 “(불교 성지인) 와우정사에 네팔 불상을 기증하면 탄신지를 보다 많은 세계 불자와 일반인들에게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증된 네팔 불상은 전통방식으로 제작하다 보니 5년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밀랍을 사용해 정교한 외형을 만들고, 거푸집에서 불상을 꺼낸 뒤에도 일일이 세공작업을 거쳤다는 게 해곡주지 스님의 설명이다. 황금빛으로 도금됐다. 제작비용은 네팔 국민의 성금으로 마련했다고 한다. 

 
부처는 기원전 563년 지금의 네팔 루판데히 구 룸비니(Lumbini) 동산에서 태어났다. 룸비니 지구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유네스코는 등재기준으로 ‘싯다르타의 탄생지’ ‘불교의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설명한다. 네팔 정부는 지난 2012년을 룸비니 방문의 해로 지정하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 ‘붓다 네팔’ 캠페인도 벌였다. ‘Buddha Born in Nepal(부처님은 네팔에서 태어나셨다)’란 다큐멘터리도 제작됐다.
붓다의 탄신지인 네팔 룸비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 유네스코 홈페이지 화면 캡처]

붓다의 탄신지인 네팔 룸비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 유네스코 홈페이지 화면 캡처]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경내 모습. 한해 외국인 관광객이 30만명 찾는다. 김민욱 기자

경기도 용인 와우정사 경내 모습. 한해 외국인 관광객이 30만명 찾는다. 김민욱 기자

 
네팔? 인도? 부처님 탄신지 따지기 전에….
 
부처는 카필라 왕국을 통치하던 슈도다나 왕과 마야 데비 왕비 사이에서 태어났다. 현 인도와 접경지역인 네팔 영토다. 당시에는 히말라야 산맥 남쪽 인도대륙 전역에 흩어진 마가다·코살라 등과 같은 16개 나라 중 하나였다. 카필라 왕국에는 처가에서 출산하는 풍습이 있었고, 산통을 느낀 마야 데비 왕비가 룸비니 동산에서 훗날 부처가 될 왕자를 낳는다. ‘히말라야’의 나라로 잘 알려진 네팔이 건국(1951년 2월 18일)되기 훨씬 이전의 일이다. 용인대 객원교수인 탄탄 스님은 “부처님의 정확한 탄생지는 네팔 룸비니지만 인도 마우리아 왕조 때 부처와 불교가 널리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부처는 현 인도 영토인 부다가야(Bodhagaya)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처음 설법을 전파한 사르나트(Sarnath)나 ‘열반’에 들어간 쿠시나가르(Kusinagar) 역시 모두 인도 땅이다. 기원전 317년 마우리아 왕조가 인도 대륙 최초로 통일제국을 세우는데 룸비니 역시 포함됐다. 근대국가 개념으로 탄신지를 따지는게 다소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있다. KAIST(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 소장인 미산 스님은 “부처님은 초월적, 우주적 존재로서 우리 인류에 가르침을 주시는데 인종과 국가를 나눠 따지는 게 어떤 의미가 있겠냐”고 했다.
 
용인=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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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