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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비아모델 안한다···비핵화 땐 김정은체제 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한다면 체제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협상하지 않을 경우엔 ‘리비아 모델’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앞서 지난 15일(미국 동부시간)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핑계 삼아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하고 “조ㆍ미 수뇌상봉(북ㆍ미 정상회담)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북ㆍ미 정상회담 준비에 이상기류가 흐르자 트럼프가 직접 ‘김정은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북한에 리비아 모델은 적용하지 않겠다”며 “카다피(리비아의 전 독재자)와는 지킬 합의가 없었으며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북한과는 매우 다르다”고 밝혔다.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하기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또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안전 보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제공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보호를 받을 것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이행한다면 북한 체제를 보장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핵무기를 내준 탓에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보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가장 강력한 ‘당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협상에 나선다면 “그는 매우 매우 매우 행복해질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 이라크 등은 미국과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거’(decimation)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다. 
 
하지만 “만약 (비핵화)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 모델(리비아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북ㆍ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열리는 것이고,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USA 투데이는 “트럼프는 그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그간 대북 제재를 강화해온 것으로 볼 때 (다음 단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청와대사진기자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압력을 가해 북한이 태도를 바꿨다는 보도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시 주석과 (김정은이) 두 번째 회동을 한 후 큰 차이가 생겼다. 그가 김정은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역 문제로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이 북한을 활용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단 비판이다.  

 
외신들은 트럼프가 직접 ‘북한 체제 보장’을 언급했다는 점과, 합의를 하지 않을 경우 바로 그 점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카다피와 같은 운명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그 모델’이 발생할 것”이라 말한 부분을 꼬집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북한에 엄청난 당근을 제시했지만, 동시에 위험한 발언도 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 비정부기구 무기통제협회(Arms Control Association)의 군축 전문가 킹스턴 레이프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의 발언은 평양에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북한 내 강경론자들이 핵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처럼 굴복하면 안 된다는 북한의 믿음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는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험에 처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USA 투데이는 “트럼프는 김정은이 협상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매우 강력한 보호’란 유화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동시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권 교체’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위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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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ㆍ미 정상회담 준비는 계속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은 “북ㆍ미 정상회담 준비를 계속 이어나갈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회담 관련)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정상회담은 “북한이 먼저 초대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맥스선더 훈련은 정기적인 것으로 훈련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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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