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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후세인 핵포기뒤 비참한 최후…北, 그래서 반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6일 조선중앙통신에 낸 담화를 통해 “(미국의 비핵화 요구는)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고 주장했다.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이 어떠했기에 북한은 두 나라를 예로 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트렸을까.
 
리비아, 핵 포기 뒤 정권 보장 안 돼
1969년 29세의 나이로 리비아 최고지도자 자리에 앉은 무아마르 카다피는 집권 초기부터 반미(反美) 정책을 펴며 핵무기 개발 의지를 피력했다. 1975년 소련의 강권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비준한 뒤에도 언론을 통해 “언젠가는 핵무기를 갖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카다피는 파키스탄의 기술 지원을 받아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

  
카다피는 2003년 입장을 바꿔 핵ㆍ생화학 무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이 1981년 리비아와 국교를 단절한 뒤 석유 수출 제재 등 리비아 경제의 숨통을 틀어쥐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는 모습을 보고 카다피가 위협을 느꼈다는 분석도 있다. 카다피는 결국 2005년 10월 핵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했다. 미국은 핵 포기의 대가로 리비아에 금융거래와 투자 허용, 연락사무소 설치, 대사관 승격 등의 조치를 했다.
 
핵 포기 후 카다피 운명의 결말은 비극이었다. 2011년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나면서 리비아에도 민주화 운동의 바람이 불었다. 카다피 독재를 타도하자는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면서 리비아에선 내전이 벌어졌고, 그해 8월 카다피는 시민군에 살해됐다.  
 
WMD 때문에 침공받은 이라크
이라크는 핵무기를 보유한 적은 없지만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ㆍ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을 1991년 걸프전 종전 이후부터 계속 받아왔다. 1998년에 미국과 영국은 이라크가 유엔 조사단의 WMD가 개발지로 의심되는 지역의 현장 조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WMD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곳에 집중 폭격을 가했다. 2003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WMD 제거를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미국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을 생포한 뒤 2006년 사형시켰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7일 “카다피 정권이 핵을 포기했기 때문에 무너진 건 아니지만 핵 포기 후 미국의 조치엔 카다피의 체제 안전 보장이 없었다”며 “북한이 불만을 보인 건 체제 안전 보장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라크 언급에 대해 조 연구위원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북한은 이라크와 같은 방식의 공격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이를 불편하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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