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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역대급 깜깜이’라는 교육감 선거

박형수 사회1부 기자

박형수 사회1부 기자

“교육감 선거요? 누가 출마하는지 전혀 몰라요. (교육감을) 뽑긴 뽑나요?”
 
일주일에 한 번꼴로 거리 유세에 나선다는 한 서울교육감 후보가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가장 자주 들은 말이다. 상당수 유권자가 자신의 지역 교육감 후보자로 누가 출마했는지는커녕, 교육감 선거를 치르는 것 자체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깜깜이 선거’의 모양새다.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거리 유세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아이가 중학생이라, 처음엔 교육감 선거를 눈여겨봤죠. 그런데 잘 알려지지 않은 후보자가 여럿인 데다 눈에 띄는 공약도 없고 단일화를 한다며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니 관심이 적어지던데요.”
 
그간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 ‘묻지마 선거’ ‘로또 선거’ 등의 불명예스러운 별명으로 불려왔다. 여기에는 유권자의 무관심으로 인해 교육감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는 의미가 담겼다. 하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단일화에 얽매어 공약을 내놓지 않는 후보’로 인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을 잃었다고 지적한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특히 올해 교육감 선거는 ‘역대급 깜깜이 선거’라 불린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는 ‘무상 급식’ ‘혁신 학교’ 등의 교육 이슈를 둘러싸고 후보자 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지만, 올 선거에는 이렇다 할 정책 대결마저 없어서다. 대신 보수·진보 진영에 따른 선거 구도만 선명하게 드러날 뿐이다.
 
교육감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정당추천제도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선출직과 달리 교육감은 특정 정치 세력의 입김에서 벗어나 본연의 전문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정당 소속을 부여하지 않는다. 헌법 제31조 4항에 명시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전문성, 자주성 보장’이 그 근거다. 하지만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정치적 중립성을 띠어야 할 교육감 선거가 오히려 정책은 없고 정략만 난무하는 정치판으로 변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교육감은 특목고와 자사고 지정과 취소, 학교 신설과 이전, 공립학교 교원에 대한 인사권, 누리과정 예산 등 유·초·중등 교육과정 전반을 결정하는 막중한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정치색이 아닌 전문성을 요구하는 자리다.
 
교육감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무관심을 핑계 삼고 진영논리 뒤에 숨어 ‘깜깜이 선거’를 조장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라도 전문성을 입증할 정책과 공약을 내놓고 유권자 앞에 검증받기 위한 ‘선거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박형수 교육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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