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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프랜차이즈 스타, 발전인가 퇴보인가

이대호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부산 시민들의 자랑이다. [연합뉴스]

이대호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부산 시민들의 자랑이다. [연합뉴스]

이승엽·이대호·이종범…. 한국 야구의 영웅인 이들에겐 또 다른 수식어가 붙는다. 바로 ‘프랜차이즈 스타’다. 프로스포츠, 특히 야구에서 프랜차이즈는 도시(지역) 연고권을 말한다. 한 구단은 물론, 연고 도시를 대표하는 선수를 ‘프랜차이즈 스타’라 부른다. 선수에게는 훈장 같은 호칭이다. 야구만 잘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서다.
 
명예로운 이 수식어를 얻으려면 조건이 붙는다. 데뷔부터 은퇴까지 한 팀에서 활약해야 한다. 예외는 있다. 한국과 일본에선 해외리그에 진출했다가 친정팀으로 돌아와 은퇴한 선수도 ‘프랜차이즈 스타’로 예우한다. 삼성 이승엽, 롯데 이대호, KIA(전신 해태) 이종범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일본에선 ‘미스터 히로시마’라 불린 투수 구로다 히로키가 대표적이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에는 이런 프랜차이즈 스타가 드물다.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생기면서 이적이 자유로워진 탓이다. 메이저리그도 비슷한 상황이다. 재정이 탄탄하지 않은 스몰마켓 구단은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 힘들다. 프로선수는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곳에서 뛰길 원한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선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이 잇따랐다. 롯데의 상징 강민호가 삼성으로 옮겼다. 2006년 두산에서 데뷔한 민병헌도 롯데로 이적했다. 두산에서 뛰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김현수는 한국에 돌아오면서 라이벌팀 LG와 계약했다. 이들의 이적이 팬들에게 충격적이었던 건 상징성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팀을 넘어 지역의 상징으로,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해 FA시장에서 손아섭(롯데)·양현종(KIA) 등 소속팀에 남은 선수도 있다. 양현종은 “내 등 번호가 KIA의 영구결번으로 남는 게 목표”라고 할 만큼 팀에 대한 애정이 크다. 다른 구단에서도 “양현종은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모범”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양현종은 KIA 연고지인 광주에서 태어나 자란 ‘골수’ 타이거스맨이다. 비슷한 예로 이승엽·이대호·김태균(한화)·박용택(LG)·김광현(SK) 등이 있다. 팬들도 지역 출신 선수에게 더 큰 애정을 보인다. FA 자격을 얻어 다른 구단으로 이적한 한 선수는 “고향과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다 보니 소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5년간 일본·미국에서 활약하다 돌아온 이대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2016년 85만2639명이었던 롯데 홈 관중은 지난해 103만8492명으로 19%나 늘었다. 이대호의 맹활약 속에 롯데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에 올랐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침체했던 부산 사직구장 인근 상권이 살아났다. 부산 시민들 자부심도 높아졌다. 롯데는 이대호에게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150억원(4년)을 투자했는데, 그 이상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제2의’ 양현종·이대호가 나올 수 있을까. 여건은 나빠지고 있다. 16일 프로야구 1군 엔트리 기준으로 선수의 출신 고교를 조사했는데, 연고 지역 고교 출신 선수는 구단당 6.7명에 불과했다. 27명 엔트리의 25% 수준이다. 고교 팀 숫자가 많은 서울 연고 팀은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 77개 고교 야구팀 가운데 서울에 16개(20%)가 몰려있다. 지역에 전통의 야구 명문고를 둔 롯데·삼성·KIA(7명)도 평균을 넘겼다. 하지만 제9구단 NC(2명)와 제10구단 KT(1명)는 최하위권이었다. NC의 경우 원종현(군산상고)과 구창모(울산공고)가 1차 지명 고교 출신이지만 연고지인 창원 출신은 아니다. KT는 지난 시즌 직전 FA 자격으로 이적해온 유한준(수원 유신고)이 유일한 지역 출신이다.
 
각 구단은 매년 1차 지명에서 지역 연고 선수를 1명밖에 선발하지 못한다. 2010~13년에는 아예 연고 지역 선수 우선 선발권이 없는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했다. 유망주의 서울지역 집중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전면 드래프트로 시행하자는 목소리가 지방 구단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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