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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사장 “현대차 관련, 엘리엇 판단 따를 것”

최희남 KIC 사장

최희남 KIC 사장

최희남(58·사진)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KIC가 엘리엇에 5000만 달러(약 540억원)를 맡겨 운용하고 있다”며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문제는) 위탁운용사인 엘리엇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취임한 최 사장은 17일 기자간담회를 했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국가 자산 일부를 위탁받아 운용하는 공공기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은 1341억 달러로, 국부펀드로는 세계 14위 규모다. KIC는 자산 가운데 5000만 달러를 2010년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했다. 이 펀드 중 일부 자금이 현대차그룹 주식에 투자됐다.
 
엘리엇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내놓은 현대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KIC는 엘리엇이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한 터라 현대차그룹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위탁 계약에 따라 국부펀드인 KIC 자금은 ‘현대차 대 엘리엇’ 의결권 경쟁에서 엘리엇 편에 서게 된다.
 
다만 최 사장은 “엘리엇의 투자가 위탁 계약 위반 사항이 아닌지, 이해 상충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IC는 법령에 따라 원칙적으로 해외 자산에만 투자하게 돼 있다. 불가피하게 국내 주식 등을 사더라도 투자액의 5%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KIC는 엘리엇의 현대차그룹 등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가 이 원칙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KIC가 국내 주식 투자를 이유로 엘리엇에 경고를 날린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제동을 걸었던 2015년 KIC는 “한국 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자산 위탁 계약은 해지하지 않았다.
 
이번엔 다르다. 이해 상충, 법령 위반 사안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를 대상으로 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로부터 자금(기재부 외국환평형기금, 한은 외환보유액)을 받아 운용하는 KIC로선 이해 상충 문제가 걸릴 수 있다. 또 검찰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5일 이내 공시해야 한다’는 자본시장법을 어겼다며 엘리엇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법령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계약 조항에 따라 KIC는 엘리엇으로부터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한편 최 사장은 “세계 주요 국부펀드와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2020년까지 자산 규모를 2000억 달러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 수익률 연 5~6%를 달성하고 기재부·한은으로부터 추가 자산 위탁도 추진하겠다”며 “2016년 국가재정법 개정으로 국내 연기금 등 자금 위탁도 가능해진 만큼 신규 유치를 위해 운용 인력 확충 등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KIC는 전체 자산의 14%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사회기반시설(인프라) 등 대체투자 비중을 19%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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