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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달러→100달러로 둔갑···중국·호주 조제분유 전쟁

호주 대형 매장인 콜스 풍경. [블룸버그]

호주 대형 매장인 콜스 풍경. [블룸버그]

 
 요즘 내로라하는 호주 대형 매장에서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제품이 있다. 일반 분유에 비타민·철분류 등을 첨가해, 모유(母乳) 성분과 흡사하게 만든 ‘조제 분유’다. 이는 매장들이 조제 분유의 ‘판매 수량’을 제한한데 따른 것이다. 무슨 까닭에서일까.
 
 17일 중화권 둬웨이(多維)·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호주 대형마트인 콜스는 “조제 분유를 제한적으로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조제 분유를 판매대에서 내려 카운터 뒤에 배치하고, 고객 한 명당 ‘두 통’씩만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일부 고객들이 조제 분유를 무더기로 사들인 뒤 인터넷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고가로 되판데 따른 조치다. 그래서 매장마다 조제 분유가 모조리 동났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구체적인 사연은 이렇다. 호주에서 조제분유 한 통(1㎏)은 보통 35호주달러(2만8000원)에 팔린다. 그런데 일부 호주인들이 조제 분유를 무더기로 사재기 한 뒤, 중국에 100호주달러로 되파는 식으로 폭리를 취했다. 무려 3배 가량 높은 가격이다. 이때문에 정작 분유가 요긴한 호주 시민들은 애타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다른 호주 대형 매장들도 하나둘씩 조제 분유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울워스는 “현재 분유를 판매대에서 내릴 계획은 없다. 하지만 고객당 두 통씩으로 판매를 제한했다”고 전했다.
 
 
중국 현지에서 외면받고 있는 중국산 분유. [연합뉴스]

중국 현지에서 외면받고 있는 중국산 분유. [연합뉴스]

 
 중국인들이 고액을 지불하면서까지 수입산(産) 조제 분유를 사들이는 건 국산 조제 분유를 불신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중국에서 발생한 ‘멜라민 독분유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6명의 아기가 숨지고 30만 명이 질병에 걸린 이 사건 이후로 중국 내에선 외국산 분유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 
 이후 홍콩 주요 매장들은 중국 보따리상들의 ‘분유 싹쓸이 쇼핑’을 방지하기 위해 조제 분유 판매를 제한하는 강경 조치를 취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주요 매장들의 잇따른 조제 분유 판매 제한 조치로 호주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쌍둥이 아기를 둔 한 시민(여)은 “아이들의 분유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어떤 경우엔 분유를 구하기 위해 5~6군데의 마트를 돌아다녀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실상 중국인 고객을 겨냥한 호주의 조제 분유 판매 제한 조치는 대중(對中) 외교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호주 정부는 자국 내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목적으로 시민단체에 대한 외국의 기부행위를 금지했고, 해외 로비스트 등록을 의무화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호주는 중국의 최대 수혜자인 동시에 중국에 대한 적대감에 사로잡혔다”며 “마치 1950년대 미국의 매카시즘을 연상시킨다”고 언급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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