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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서 쫓아내라” 獨 축구스타 외질, 에르도안 만났다 역풍

지난 15일 영국 런던 포시즌 호텔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 중인 터키계 독일 축구선수들이 만났다. 왼쪽부터 일카이 귄도간, 메수트 외질, 에르도안 대통령, 센크 토순.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5일 영국 런던 포시즌 호텔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 중인 터키계 독일 축구선수들이 만났다. 왼쪽부터 일카이 귄도간, 메수트 외질, 에르도안 대통령, 센크 토순. [로이터=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 중인 독일의 축구스타 메수트 외질(아스널FC)과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 시티)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난 사실이 공개되면서 독일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독일의 터키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외질과 귄도간은 이중 국적 소지자다. 내달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의 독일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며, 주전으로 활약할 선수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두 사람은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을 런던 포시즌 호텔에서 만났다. 또다른 터키계 독일인 축구선수인 에버튼 소속의 센크 토순도 함께였다.  
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찍었고, 사인한 유니폼을 선물했다. 특히 귄도간은 “존경을 담아 나의 대통령에게(To my president, with my respects)”라는 문구와 함께 사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오른쪽)에게 유니폼을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메수크 외질.[로이터=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오른쪽)에게 유니폼을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메수크 외질.[로이터=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 측이 사진을 공개한 뒤 독일은 들끓었다. 외질 등이 내달 선거를 앞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용당했다는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달 24일 치러지는 조기 대선을 통해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대선 이후엔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한 새 헌법이 적용되기 때문에 절대 권력을 원하는 에르도안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해외 유권자다. 약 300만 명인 해외 거주 터키 유권자는 전체(약 5900만 명)의 약 5%. 이 중 3분의 1이 넘는 약 120만 명이 독일에 있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터키의 독일 내 선거유세를 금지하고 있다.
 
더구나 독일 일간 디벨트 소속 기자가 터키에서 테러 선전 혐의로 투옥된 이래 양국 관계는 얼어붙은 상태다. 특히 터키에 대한 독일인의 반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해 독일 여론조사기관 엠니트가 독일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9%가 “에르도안이 집권하는 터키는 독재국가”라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독일의 축구스타 외질과 귄도간의 인기를 이용해 간접 선거운동을 벌인 셈이다.  
독일축구협회(DFB)는 “이민자인 선수들의 특별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독일 축구와 DFB가 추구하는 가치는 에르도안의 것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오른쪽)에게 유니폼을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일카이 귄도간. 그는 유니폼에 '존경을 담아 나의 대통령에게'라고 썼다.[로이터=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오른쪽)에게 유니폼을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일카이 귄도간. 그는 유니폼에 '존경을 담아 나의 대통령에게'라고 썼다.[로이터=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오른쪽)에게 유니폼을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센크 토순. [로이터=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오른쪽)에게 유니폼을 선물하고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센크 토순.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일로 독일이 자랑하는 통합의 가치도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민자 가정 출신이면서 독일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하는 외질과 귄도간은 사회 통합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특히 외질은 2010년 독일 허버트 버다 미디어그룹이 수여하는 ‘통합상’을 수상했고, 2014년엔 대표팀 주전으로 독일의 월드컵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독일 대표팀의 요하임 뢰브 감독은 “이민 배경을 가진 사람의 가슴 속에선 때로 두 개의 심장이 뛴다”며 “그 둘이 조화를 이루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선수들을 옹호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과 우파 정치인들은 외질과 귄도간을 대표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세바스찬 뮈젠마이어 의원은 “두 선수가 터키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것을 중단하지 않으면, 터키 대표팀에서 새로운 선수 두 명(외질과 귄도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국가의 성인 축구 대표팀으로 활동한 선수는 다른 국가 대표팀으로 소속을 바꿀 수 없다.)
 
이런 비판에 외질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귄도간은 “공손한 태도를 취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터키계 독일인이면서 독일 대표팀 소속인 엠레 칸(리버풀)은 에르도안의 초청을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질과 귄도간에 대한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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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