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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으로 줄어드는 퇴직금도 중간정산 할 수 있다

중소기업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채용을 늘리면 근로자 1인당 최대 1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초과 근로가 줄어 퇴직급여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 퇴직금 중간 정산을 받을 길도 열린다.
 
정부가 17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노동시간 단축 현장안착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3월 20일 근로시간 단축안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공포된 데 따른 후속대책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근로시간은 주 최대 52시간으로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감축된다. 근로자 300인 이상은 올해 7월 1일부터, 50인 이상~300인 미만은 2020년 1월 1일부터, 5인 이상~50인 미만은 2021년 7월 1일부터 시행한다. 특례업종도 기존 26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됐다. 노선버스업 등 제외된 21개 업종은 2018년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이번 대책은 중소기업 부담을 줄이고, 법 시행 전에 조기에 단축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근로시간을 줄인 뒤 새로 인력을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현행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한다.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은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하는 300인 미만 기업이 선제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신규 채용을 하면 1인당 8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5.17/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8.5.17/뉴스1

이를 최대 100만원으로 늘리고 지원 기간도 최대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300인 이상 기업도 최대 40만원인 인건비 지원액을 60만원으로 늘린다. 다만 상호출자 제한 기업,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대기업은 제외한다. 김왕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나 시간선택제 신규고용지원 등 다른 고용창출 지원금을 받고 있더라도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금은 최대 70%까지 중복으로 지원해 기업의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선제적으로 근로시간을 줄이는 기업을 위한 추가 혜택도 마련했다. 공공조달에 참여하는 경우 가점을 부여하고 최대 50억원까지 설비투자비를 융자하는 일자리 함께하기 설비투자사업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근로자 입장에서 소득 감소를 줄일 방법도 생겼다. 초과 근로가 줄어 평균 임금이 줄어들면 퇴직급여도 감소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엔 퇴직금 중산 정산 받을 수 있도록 해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김왕 정책관은 “이 경우 중간 정산 수요가 늘 수 있다”면서도 “중간 정산을 하더라도 근로자가 정산금을 사용하기보다는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에 적립하도록 해 노후소득 확보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남는 시간에 필요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내일배움카드 발급 대상도 확대한다. 현재는 300인 미만 기업의 근로자만 대상인데 300인 이상 기업을 다니더라도 일정 소득 이하면 발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운수·정보기술(IT) 등의 업종은 직업훈련 과정을 늘린다.
 
탄력 근무 등 유연근로제도 손 보기로 했다. 핵심인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하반기 중 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를 하고, 활용 매뉴얼을 만들기로 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특정일의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근로일의 근로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2주 또는 3개월)의 주 평균 노동시간을 40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정부는 그동안 특례업종 허용범위가 넓어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이 더뎠지만 올 7월부터 특례업종 26개 중 21개가 제외되면 활용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종별 지원책도 담았다. 제외된 특례업종 중 특히 관심이 컸던 노선버스업은 현재의 운송 수준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근로제를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군 운전 경력자 등을 채용하는 운수종사자 양성·공급방안도 추진한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정부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현재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103만명의 주 평균 근로시간이 최소 6.9시간 감소하고, 14만~18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길 것으로 내다본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004년 주 5일제를 도입할 때도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산업 현장에 잘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며 “장시간 노동 관행 개선은 건강하고 휴식 있는 삶을 보장하고, 나라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종=장원석·김정연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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