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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서 하락세 반전 … 강남 부동산 2007년 데자뷔?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주택시장이 현기증을 일으킨다. 아파트값 상승세가 하늘을 찌르더니 금세 기운이 빠졌다. 강남 시장 움직임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것은 10여년 전인 2007년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잇단 주택시장 규제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집값 흐름이 같다. 2007년은 2000년대 초·중반 집값 급등기를 마감하고 강남권부터 집값이 약세로 돌아선 시기다.
 
지난해 말 이후 강남권 주택시장 흐름이 2006년 급등세에서 2007년 하락세로 넘어가는 과정과 닮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권 주간 아파트값이 4월부터 약세로 반전했다. 서초구가 4월 초에, 강남구와 송파구가 한 주씩 뒤이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4월까지 ‘플러스’이던 월간 변동률이 5월엔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앞서 강남권 맏형인 강남구만 보더라도 지난해 8·2 대책 후 9월 잠깐 하락세를 보인 아파트값이 10월부터 뛰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3개월간 가격 상승률이 7.27%로 2006년 초(7.32%)와 맞먹는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6개월간은 10.28%다. 그러다 월간 상승률이 4월 0.2%로 뚝 떨어졌고 이달엔 0.1% 정도의 하락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 거래량도 마찬가지다. 2, 3월 각각 700건을 넘겼던 강남구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가 4월 200건 아래로 내려갔다. 5월 한 달의 절반인 15일 현재 70여 건이다. 강남권 전체로는 3월 2100여 건, 4월 600여건, 5월 200여 건이다. 2007년에도 강남권은 2006년의 ‘광풍’ 직후 빠르게 식었다. 2006년 11월 한달에 6% 대까지 올랐던 강남구 아파트값은 2007년 2월부터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 달에 1000건을 넘겼던 거래건수도 200건 정도로 급격히 줄었다.
 
2007년과 올해 주택시장에는 공통적으로 앞서 발표된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8·2 대책과 2005년 8·31 대책이다. 이들 대책 발표 후 전방위 규제가 잇따라 시행됐다.
 
2006년 9월 재건축 단지의 집값 상승분에 부과하는 재건축부담금제(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시행에 들어갔다. 환수제는 2013년부터 5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올해 1월 부활했다. 2006년과 올해 초 안전진단이 강화돼 재건축 문턱이 높아졌다.
 
2007년 1월부터 2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됐다. 올해 4월부터 2주택 이상 보유자가 매도한 주택에 최고 20% 포인트를 가산한 양도세가 나온다.
 
대출 옥죄기도 비슷하다. 정부는 지난해 8·2대책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을 낮춘 데 이어 지난 3월 말부터 DTI보다 더욱 까다로운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을 도입했다. 2006~7년엔 DTI 강도가 단계적으로 세졌다. 2006년 3월 투기지역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대상으로 적용한 DTI 40%가 그해 11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확대됐다. 2007년 1월 대출금 1억원 초과로 다시 강화됐다.
 
금리는 상승세였다. 2006~7년 모두 5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올라갔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가 1.25%에서 1.5%로 인상됐다. 올해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여기다 2007년과 달리 올해 강남권 주택시장에 악재가 더 있다. 입주 태풍이다. 올해 강남권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가 1만5000여 가구로 2015~17년 3년치와 비슷하다. 특히 올 연말에 준공하는 1만 가구 가까운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가 태풍의 눈이다. 입주가 아직 8개월 정도 남았는데도 벌써 전세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 서울 전체 입주 예정 물량도 3만5000여 가구로 2015~17년 연평균 입주 물량보다 6000가구가량 많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입주 물량 급증으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확 늘면 그러잖아도 규제로 위축된 수요가 더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당분간 강남권 주택시장이 약세를 보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거실태조사에서 서울 시민 80%가 내집 마련 의사를 보일 정도로 잠재된 주택 수요가 많다”며 “각종 규제로 신규 주택 공급이 줄게 되면 집값이 다시 들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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