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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님 화물은 남중국해에 있습니다'…해운업계, IoT·블록체인 '전쟁'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이 세계 최대 해운 동맹인 'G6'의 서비스 항로인 아시아-구주 노선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 현대상선]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이 세계 최대 해운 동맹인 'G6'의 서비스 항로인 아시아-구주 노선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 현대상선]

지난해 5월부터 6개월 간 현대상선·SM상선 등 국내·외 38개 해운사들은 사물인터넷(IoT)·블록체인(공공 거래 장부 기술) 기술을 활용한 해운 서비스 실험에 나섰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삼성SDS가 개발한 기술을 선박에 적용한 채 부산항을 출발, 일본·홍콩·미국·네덜란드·아랍에미리트 주요 항구까지 운항해 본 것이다. 수출·입 관련 서류뿐만 아니라 운항 중인 선박들은 싣고 있는 화물의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해운사와 화주(화물 주인) 등에 전송했다. 정보가 담긴 블록을 관련 당사자들이 공유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도 적용됐다. '사이버 해적'에게 해운사 서버가 해킹돼도 화물의 위치 정보는 다른 이해 당사자들에게도 공유돼 있어 해킹이 불가능한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실험 결과, 기술을 당장 상용화해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며 "해운사들의 IT 기술 도입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스마트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컨테이너선을 확보해 운임을 낮추기 위한 경쟁 못지 않게, 고객에게 화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컨테이너 박스에 설치해 화물의 위치와 온도·습도·진동 등에 관한 정보를 전해주는 사물인터넷(IoT) 통신장비 'ConTracer-D'. 이 장비는 국내 중소기업 에스위너스가 개발했다. [사진 삼성SDS]

컨테이너 박스에 설치해 화물의 위치와 온도·습도·진동 등에 관한 정보를 전해주는 사물인터넷(IoT) 통신장비 'ConTracer-D'. 이 장비는 국내 중소기업 에스위너스가 개발했다. [사진 삼성SDS]

현대상선은 클라우드 기반 IT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로 글로벌 IT업체 오라클을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선박 운항 관련 정보를 자체 서버보다는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본 것이다. 현대상선은 또 오라클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신기술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합작 연구소(Joint Lab)도 설립하기로 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IT 기술 도입은 해양 경쟁력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며 "2020년 도입을 목표로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도 올해 1월 IBM과 블록체인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또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선 상태다.
 
그 동안 화주들은 해운사에 화물을 맡기고 나면 화물의 구체적인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배가 먼 바다로 나가면 통신이 두절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위성 통신을 활용하기엔 수지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IoT 센서 기술과 저렴한 사물인터넷 전용망이 개발되면서 이런 문제들이 해결됐다. 육류와 농산물이 알맞은 온도로 운반되고 있는지, 가전 제품에 불필요한 충격은 가해지지 않는지도 센서를 달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운반 과정에서 화물이 손상될 경우, 책임 소재 파악도 쉬워질 수 있다.
 
전준수 서강대 경영학부 석좌교수는 "앞으로 해운사들은 원자재를 받아 가공한 뒤 완제품을 컨테이너에 실어 수출하는 전 과정을 화주들에게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하려면 해운사들이 정밀한 블록체인 기술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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