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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전 5·18 알린 미스터리의 여성…단서는 '광주 출신 서울대생'

5·18을 전세계에 알린 영문편지. [최용주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 제공=연합뉴스]

5·18을 전세계에 알린 영문편지. [최용주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 제공=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이 1980년 5월 당시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영문 편지를 쓴 시민을 찾는다.
 
16일 5·18 기록관은 지난해 미국 UCLA 동아시아도서관에서 발견된 영문편지의 작성자를 찾는다고 밝혔다. 이 편지는 텔렉스(알파벳과 기호 등을 가입자끼리 보내고 받을 수 있는 전신 서비스 장치)를 통해 작성됐으며 5장 분량이다. 편지는 최용주 5·18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이 입수했다.
 
이 문서는 1980년 5월 23일 오후 6시 광주에 사는 한 여성이 당시 광주 항쟁 상황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쓴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는 자신과 가족이 목격한 계엄군의 만행과 시민을 향한 집단 발포 상황 등을 증언했다. 편지에는 계엄사 검열로 진실 보도를 외면했다는 이유로 시위대가 광주MBC 사옥에 불을 질렀고, 학생들이 진화에 나섰던 상황도 적혀 있다.
 
문서는 전문 영어로 작성됐다. 작성자를 추정할 수 있는 '힌트'도 남겨져 있다. 5·18 기록관은 편지 내용을 토대로 작성자가 광주 출신으로 1980년 5월 항쟁 몇 해 전 서울대를 졸업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의 직업은 영어교사로 부친은 대학교수라고도 전했다.
 
작성자는 장문의 편지를 쓴 이유에 대해 "고립된 광주 상황이 국내 언론을 통해서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 상황이 답답해 펜을 들었다"고 적었다. 전두환 신군부에 체포당할 수 있어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편지 내용의 진실성을 강조하고자 신원을 설명했다고 썼다.  
 
5·18 기록관은 해당 편지가 당시 광주에 있었던 외신기자를 통해 텔렉스 문서로 일본·미국 등 세계 각국에 전파됐다고 보고 있다. NHK 방송과 기독교 단체가 발행하는 소식지 등을 통해 일본에 소개됐다. 문서 수신처가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한국 인권을 위한 북미연맹(North American Coalition for Human Rights in Korea·NACHRK)'으로 기재돼 북미지역에도 전달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18 기록관 관계자는 "광주시민으로서는 처음으로 5·18을 세계에 알린 편지 작성자와 원본을 찾는다"며 "내용을 아는 분들은 기록관으로 연락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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