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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 10대왕 그린 18세기 봉은사 시왕도, 미국서 찾아왔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왕도를 보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신도들.[사진 연합뉴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왕도를 보고 있는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스님과 신도들.[사진 연합뉴스]

 
1777년 제작된 18세기 불화 한 점이 미국 경매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최근 경매에서 낙찰받은 '봉은사 시왕도(十王圖)' 한 폭을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공개했다. 
 
이번 환수로 4폭 모두 찾았다   
시왕도는 사후에 죽은 사람의 죄를 심판하는 10명의 대왕과 고통받는 망자를 그린 불화를 말한다.
 
미국 경매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온 봉은사 시왕도. 시왕도를 이루는 전체 4폭 중 1폭이다. 나머지 2폭은 동국대 박물관, 1폭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미국 경매를 통해 한국으로 돌아온 봉은사 시왕도. 시왕도를 이루는 전체 4폭 중 1폭이다. 나머지 2폭은 동국대 박물관, 1폭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이번에 돌아온 봉은사 시왕도는 본래 네 폭에 나누어 그려진 시왕도 중 한 폭에 해당된다. 나머지 세 폭 중 각각 3존의 대왕, 즉 6존의 대왕이 그려진 두 폭은 동국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고, 2존의 대왕이 그려진 다른 한 폭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 이번에 2존의 다른 대왕이 그려진 마지막 한 폭이 귀환하면서 이 작품은 네 폭의 시왕도가 모두 국내에 존재하게 됐다. 비로소 10존의 대왕이 온전히 갖추어진 것이다.
 
동국대 박물관이 소장한 봉은사 시왕도 화기에 따르면 이 불화는 1777년 경기 일대에서 활동한 승려화가 인종, 수밀, 영인, 도준, 상훈 등이 '삼장보살도', '사자도'와 함께 봉은사에서 제작했다. 그림 크기는 가로 148.3㎝·세로 114.8㎝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시왕도도 1990년대 미국 경매에서 구매한 유물로 알려졌다. 
 
봉은사 시왕도 중 1폭에 그려진 마주보는 초강대왕과 오관대왕.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 시왕도 중 1폭에 그려진 마주보는 초강대왕과 오관대왕.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조계종의 협업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공개식에서 "이산가족처럼 흩어졌던 봉은사 시왕도가 제자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봉은사 시왕도 환수 작업은 지난 4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시왕도가 미국 경매에 출품된 사실을 파악해 조계종에 알리면서 시작됐다. 조계종은 불화 구도와 양식을 검토해 동국대 박물관에 있는 봉은사 시왕도와 일체를 이루는 유물임을 확인한 뒤, 환수 추진단을 구성해 지난달 24일 경매에서 사들였다.
 
봉은사 시왕도에 그려진 제2초강대왕이 소관하는 무간지옥. [사진 조계종]

봉은사 시왕도에 그려진 제2초강대왕이 소관하는 무간지옥. [사진 조계종]

봉은사 시왕도에 그려진 제4오관대왕이 소관하는 확탕지옥.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 시왕도에 그려진 제4오관대왕이 소관하는 확탕지옥. [사진 대한불교조계종]

4폭 모두 봉은사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날 오후 시왕도가 돌아왔음을 알리는 고불식(告佛式)을 열고 법왕루에서 그림을 공개한 봉은사는 앞으로 다른 시왕도와 함께 봉안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왕도는 시왕이 판관과 사자, 옥졸 등을 거느리고 재판을 하고(위), 망자가 벌을 받는(아래) 장면 장면이 각각 1폭씩 분리돼 그려져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봉은사 시왕도는 한 폭에 대왕 2∼3명이 심판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이런 구도는 봉은사 시왕도 외에는 1862년 조성된 화엄사 시왕도에서만 나타난다. 
 
이번에 환수된 시왕도에는 제2초강대왕 심판장면과 무간지옥, 제4오관대왕의 심판장면과 확탕지옥이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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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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