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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가계부] '패션왕' 양평군의회, 1년 옷값 3000만원

 
3067만원 6300원. 군의원 7명과 공무원 16명이 일하는 경기도 양평군의회가 2017 한 해 옷 사는데 쓴 돈이다. 1인당 133만원의 세금이 옷값으로 지출된 것이다.
 
기초의원은 내가 사는 곳의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정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이들의 살림과 씀씀이가 어떤지 잘 모른다. 그래서 중앙일보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기초의회 226곳의 4년 치 가계부(예·결산서)를 들여다봤다. 첫 번째 의원 해외출장비에 이어 두 번째 옷값 지출 내용을 검증한다.
 
경기도 양평군 예산운용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양평군 의원 7인은 각자 148만원씩 새 옷을 '쇼핑'했다. 현장시찰 때 입을 옷 76만 원어치, 경기도 시군의회 체육대회에 입고 갈 옷과 신발 72만 원어치다.
 
의회 공무원들은 ‘의정 자료수집 및 의원수행 등에 착용’한다며 총 852만원 어치의 옷을 샀다. 여기에 더해, 체육대회에 가려고 역시 72만원씩 옷과 신발을 샀다. 의회 공무원 옷값은 1인당 125만원꼴이다.
 
올해도 2700만원 새 옷 살 계획
3000만원 어치 새 옷을 샀지만 '유효 기간'은 1년뿐이었다. 양평군의회는 올해도 의원들의 현장방문 피복비 600만원, 공무원 피복비 600만원, 체육대회 비용 1500만원, 총 2700만원의 옷값을 본 예산에 편성했다. 회의실에 들어가는 직원 4명에게 각 60만원씩, 의장 등을 수행하는 의전 담당 직원 3명에게 각 120만원씩의 새 옷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출처: 양평군 계약정보공개시스템

출처: 양평군 계약정보공개시스템

이 예산은 물론 양평군의회가 스스로 심의했다. 양평군의회의 2017년 예산심의 회의록을 모두 뒤져봤지만, 해당 예산 항목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없었다. 2년 연속 약 3000만원을 옷값으로 쓰겠다는 예산안을 공무원들이 들고 왔는데, 의원 중 누구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다. 연간 3000만원 옷값 예산을 쓴 이유에 대해 양평군 의장은 답하지 않았다. 부의장은 "필요해서 썼다"며 "자세한 건 의회사무과에 물어보라"고 했다.

 
기초의회 체육대회는 쇼핑 찬스?
지역별 의회 친선체육대회 참가복 구매는 기초 의회 예산지출에 자주 등장하는 항목이다. 기초단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예산서에는 '체육대회 운영' 혹은 '체육대회 참가'라고 두루뭉술하게 적혀 있다. 양평군 2017년 예산서에는 ‘경기도 시군의회 의원 체육대회 운영’에 1500만원이 적혔다. 다른 기초단체의 비슷한 항목에 비해 금액이 유독 컸다.
 
양평군 예산운용정보공개시스템에서 확인한 실제 지출 내용은 ‘체육대회용 피복비’ 1653만원. 양평군의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결과 1653만원은 23명분의 옷값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체육대회 운영 명목으로 마련한 예산을 모두 옷 사는 데 쓴 것이다.
출처: 가평군계약정보공개시스템

출처: 가평군계약정보공개시스템

다른 기초의회의 '체육대회 참가' 명목 예산도 자세히 들여다봤다. 울산남구의회(의원 14명)와 경기도가평군의회(의원 7명)도 체육대회 옷값 지출이 컸다. 울산남구의회는 2014년 1800만원을 '울산 선출직 체육대회' 행사운영비로 편성했다. 울산남구계약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한 결과, 이 중 785만원이 의원·직원의 옷값이었다. 경기도 가평군은 '경기도 시군의회 체육대회 지원' 예산으로 매년 700만원을 편성한다. 2014~2017년 4년간 2262만원을 체육복값으로 썼다(가평군 재정정보공개시스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의회 업무에 '제복'이 필요할까 
공무원의 업무에 필요한 의복은 세금으로 살 수 있다. 하지만 ‘업무 성격상 제복(작업복) 착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만 그렇다(행정안전부 예규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 행안부 예규는 ‘기타 지원 요원에게 확대 지급하지 말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하지만 경기 여주시의회는 2018년 예산에 ‘의회 직원 18명 단체복’으로 인당 30만원씩, 540만원을 편성했다. 업무에 따른 구별 없이 모두 옷을 사는 것이다. 일부 기초의원들 역시 ‘현장방문용’이라며 관행적으로 옷을 산다. 
 
국민은 옷값을 얼마나 쓸까? 통계청의 2016년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의 평균 의복(속옷 제외)∙신발 구매비는 연간 174만2988원이다. 이를 평균 가구원 수로 나누면 1인당 56만400원꼴이다. 연 1억100만원 이상 버는 고소득 가구(소득 5분위)에서는 1인당 연 84만원이었다.
 
※디지털 스페셜 '탈탈 털어보자, 우리 동네 의회 살림' 에서 내가 사는 시·군·구 의회 씀씀이 내역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링크(https://news.joins.com/digitalspecial/298)를 클릭하거나, 주소창에 링크를 붙여넣어 주세요. 
[풀뿌리 가계부] 시리즈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디자인=임해든, 김한울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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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