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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루치 “CVID 정치적 허튼소리…북, 핵능력 결코 못 뺏는다"

지난 1994년 북핵 위기를 봉합한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의 수석대표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 [연합뉴스]

지난 1994년 북핵 위기를 봉합한 북미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의 수석대표를 지낸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 [연합뉴스]

 
 1994년 ‘제네바 합의’의 주역이었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가 트럼프 정부가 내세우는 북한 비핵화 원칙인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와 관련해 “정치적인 허튼 소리”라고 정면 비판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14일(현지시간)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원이 주최한 북핵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CVID 가운데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이란 부분은 영원함(permanence)이란 표현을 담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불행하게 오해의 소지가 있다. 돌이키지 못할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북한의 잠재적인 핵 무기 제조 능력을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갈루치 전 특사의 이같은 발언은 북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완벽한 비핵화 검증 역시 어려울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또 이날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핵 과학자 및 기술자를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조만간 북한이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단행하더라도 추후 핵실험을 위해 더 많은 갱도(坑道)를 굴착한다면 무용지물에 그칠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앞서 갈루치 전 특사는 지난달 30일 미 방송인 VOA와 인터뷰에서도 “비핵화를 위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안을 검증하기는 어렵다” 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오는 23~25일 예정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장에 있는 갱도들을 다시 굴착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즉, 불가역적인 것이 아니다”며 “북한의 이런 행동이 기쁘긴 하지만 너무 안도해선 안 된다”고 말했었다.
 
 끝으로 갈루치 전 특사는 “그래서 나는 CVID를 ‘정치적인 허튼소리 더미'(political pile of crap)’로 본다. 궁극적으로 북한에서 무엇을 갖게 될 것인지에 대해 미 국민과 의회, 국제사회를 속여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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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루치는 1993~94년 북한의 핵 시설 동결과 국제사회의 경수로·중유 제공을 교환하는 ‘제네바 합의’를 이끈 인물이다. 
 
 지난 3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그는 “트럼프와 김정은은 ‘좋은 분위기’만 만들면 된다. 달리 말하면 ‘결렬’만 안 되게 하면 된다. 나머지는 어차피 전문 협상팀이 긴 기간에 걸쳐 조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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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