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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북핵 다음은 북한 결핵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지난해 11월 휴전선을 넘은 북한병사 오청성은 충격이었다. 당시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은 “의사 생활 20년 만에 이런 건 처음”이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다름 아닌 기생충이었다. 기성세대는 30년 전의 채변봉투 기억을 떠올리며, 젊은 세대는 난생 처음 보는 기생충에 충격을 받았다. 오청성은 비활동성 폐결핵도 있었다. 당시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은 “북한에 구충제를 보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남북 화해 바람을 타고 남북이 산림녹화에 손을 잡았다. 아마 논란이 가장 적은 분야라서 1순위 과제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오청성에서 보듯 가장 절실한 분야는 보건·의료 협력이다.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글로벌펀드 등의 국제기구를 통해 우회 지원했지만 이마저 부진하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5/15

요람에서 무덤까지 5/15

발등의 불은 결핵이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글로벌펀드의 북한 결핵 지원 사업이 올 6월 끝난다”며 “약을 끊게 되면 내성이 생겨 다제내성(多劑耐性) 결핵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결핵은 6~9개월 약을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다. 한국의 결핵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다. 북한은 한국의 3배다. 한해 12만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결핵은 공기로 감염된다. 밀접하게 접촉하면 30%가 잠복 결핵에 걸린다. 감염자의 5~10%가 평생 활동성 결핵 환자로 바뀐다. 남북 왕래와 접촉이 잦아지면 감염 우려가 커지게 된다.
 
한국은 결핵 1위 오명을 벗기 위해 진료비를 안 받는다. 외국인도 무료다. 이를 악용해서 2016년 2940명의 외국인이 진료받았다. 매년 늘고 있다. 적게는 700만원, 많게는 5000만원 든다. 아무 연고 없는 외국인도 무료로 진료받는데, 북한 주민을 지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영유아와 산모 사망률을 줄이는 것도 한반도의 인구 유지 측면에서 중요하다. 산모 영양 개선, 예방접종 등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런 것들은 이념과도 크게 관계가 없다. 보편적 인권에 속한다. 박인숙 의원의 자유한국당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바른미래당은 합리적 보수를 지향한다. 북한 인권 침해를 비판하되 이번에는 보편적 인권을 위해 보건·의료 지원을 선도할 수 없을까. 
 
신성식 복지전문기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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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