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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북한, 비핵화로 포장한 핵보유국 될 것”

태영호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연합뉴스]

태영호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 [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는 14일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 방향에 대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같은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대폭 감소시킨 ‘SVID(Sufficient, 충분한 비핵화)’로, 완전한 핵폐기가 아니라 비핵화의 종이로 포장된 핵 보유국으로 가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사진) 발간을 기념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이 원하는 체제 안전 보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CVID로는 달성할 수 없다”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한 달 정도 남았는데 섣불리 예단할 것은 아니지만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북핵 위협 감축, 감소 정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얘기하는 체제 안전 보장은 세습 통치 구조의 보장, 절대적인 권력구조의 보장인데 CVID 방법에 기초한 비핵화는 강제사찰과 무작위 접근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며 “외부 세계가 (북한에) 들어가서 보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에 가서 의심되는 것을 뒤진다는 것은 북한의 핵심 근간인 수령 권력 구조를 핵폐기 과정을 통해 허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김정은이 끝내 CVID를 수용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태 전 공사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최고위급 북한 망명자다. 책 제목인 『3층 서기실』은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그는 4·27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북한과의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해 “북한의 동해안 방어부대 대부분이 철도를 따라 배치돼 있고, 부대 이전이 불가피한데 북한 군부가 이를 자체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한국이나 러시아가 북한 동해안 부대의 이전 비용까지 부담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에 일본을 배제한 이유로 “북한은 외부세계와 회담할 때 각개격파 전술을 써왔다. 한·미·일을 갈라놔야 한다고 봤을 것”이라며 “일본 아베 총리가 CVID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당초 지난 3월에 이 책을 출간하려 했다. 그러나 남북 정상회담 국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미뤘다고 한다. 그는 책에서 “김정은은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며 “김정은이 2015년 자라양식공장을 현지지도했을 때 새끼 자라가 죽은 것을 보고 공장 지배인을 심하게 질책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지배인 처형을 지시해 즉시 총살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회견에서 “단 한 번의 쇼로 북한 체제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의식이 만연해있다면 ‘북한이 핵을 가진게 무슨 문제냐’는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핵이 있는 평화공존으로 가게 되는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 
 
박유미·정용환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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