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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폼페이오 설득한 서훈 "北, 미국의 큰 시장 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경제적 보상을 주는 일괄타결 방안이 북·미간에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다. 여기엔 북한과의 대화가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이 작용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다양한 논리를 제공했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가 14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소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의 소개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왼쪽)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당국자는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손익계산이 밝다”며 “군사적으로 긴장한 상황보다 평화 상태에서 북한과 '거래'를 하는 게 이득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도 하나의 시장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미국 측에 설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도 이에 동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연평균 4조원 안팎의 미국산 무기를 수입하는데, 한반도에 평화가 구축되면 미국의 대한 무기 판매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직후 미국 5대 방산업체의 주가는 1~3% 가량 하락했다. 
 
그럼에도 미국은 다른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미국 민간기업의 북한 투자를 허용하겠다”며 "미국 기업은 수천만 달러를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는 중간 선거를 앞둔 트럼프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라는 정치적 의미에 더해 군수기업의 손해를 다른 기업의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을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10일 출범 직후부터 북한과 대화할 경우 비핵화와 경제적 이익이라는 일거양득이라는 논리를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설득에 나섰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는 서훈 국가정보원이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10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다른 당국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원장을 맡은 서 원장이 폼페이오 전 중앙정보국장과 최소 세 차례 회동한 것으로 안다"며 "이 자리에서 ‘대북 압박만으로는 안된다. 북한 경제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시장이 400개가 넘고,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북한이 개방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비핵화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의 이런 설명이 폼페이오 전 CIA 국장(현 미 국무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서 원장은 지난해 대선(5월 9일)을 앞두고도 북한과의 경제협력(지원-협력-공동생산)을 통해 남북이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논리를 펴 왔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통일 구상인 ‘한반도 신경제 지도’로 나타났다. 과거 민족이라는 감성적 접근에서 현실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에 미국도 일정부분 동의했다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미국은 우리측의 설득에 대해 초기에는 "북한에 구매력이 없다"거나 "인구(2500만)가 많지 않아 시장이 되겠느냐"며 의구심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서 원장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북한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다리’인데 이곳이 끊겼다” 또는 “다리를 연결해야 완전한 경제의 선(線)이 완성된다”고 접근했다. 북한이 개방을 선택할 경우 대규모 건설과 투자가 불가피한데, 미국의 시장이 될 수도 있다는 논리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대북 제재 해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에 대한 민간기업들의 투자나 국제은행 등의 참여가 가능하다. 또 남북 가스관이나 철도ㆍ도로 연결, 전력망 설치 등에 미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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