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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DMZ에 남북 첨단산업단지를 만들자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크루셜텍(주) 대표이사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크루셜텍(주) 대표이사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이후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도로, 항만, 철도 등 산업인프라 건설과 자원개발에 대한 수요가 풍부하고 최근 북한 지도부도 역량을 총동원해 경제건설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우리 중소벤처기업에게도 북한은 새로운 시장과 생산기반을 제공함으로써 우리 경제 도약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최근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휴전선 이남에 통일경제특구 추진을 위한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필자는 비무장지대(DMZ)에 남북이 협력해 남한의 첨단산업분야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참여하고, 북한이 우수한 기술 인력을 제공하는 첨단산업 위주의 공단 설립을 제안한다.
 
그동안 남북 경제협력은 노동집약적 경공업 부문에 의존하는 수준이었지만, 더 고도화된 산업도 가능하다. 북한은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한 IT가 발달해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자체 개발능력과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체적으로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고 전 세계가 우려하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를 위한 기술력의 상당 부분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경쟁력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사이버부대의 해킹 수준은 미국과 러시아에 대적할 정도이며 배후를 숨기기 위해 영어와 외국어에도 익숙하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IT기업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북한의 우수한 핵심 기술 인력을 군사력 분야에서 벗어나 남북경제협력의 첨단산업분야로 끌어낸다면 남북한의 긴장된 경쟁 구도 완화에 기여하고 효과적으로 우리 기업의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첨단산업 분야의 남북 경제협력은 해외로 진출한 첨단 IT분야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의 생산시설 해외이전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도 있다. 요즘 한국의 대표적 첨단업종의 기업들은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로 생산 시설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해외 생산 확대 추세는 여전히 국내 대비 현저히 낮은 인건비와 세제, 입지 등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세금 감면과 자금지원 인센티브 정책을 수년째 펼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남북이 참여하는 첨단산업단지가 특별법에 의하여 국내에 조성되면 굳이 싼 임금과 낮은 규제를 찾아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현지 진출 시 고용해야 하는 일자리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해외에 진출한 첨단산업 분야의 대기업이 남북 첨단산업단지에 참여한다면 즉각적인 일자리 창출과 함께 해외 현지 협력업체가 국내 기업으로 전환되어 중소벤처기업의 판로가 확보되며 대기업과 혁신벤처기업 간의 시너지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외에 최근 IT분야 대기업들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해외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첨단기술의 유출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북한과의 협력을 통한 첨단산업 분야 경제협력이 이뤄지면 이에 대한 가능성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되어 주요 경쟁국과의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
 
이처럼 첨단산업 분야의 남북 경제협력은 통일기반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국내 첨단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논의와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판로와 자금력을 보유한 대기업과 혁신의 DNA를 가진 벤처기업이 협력하는 한국형 혁신생태계 구축과 혁신성장의 모델을 북한과의 협력과정에서도 전파하여 단기간 내에 빠른 성장을 이뤄내면 통일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주변국인 일본경제의 부활과 중국산업의 추월을 바라보면서 그동안 우리 경제가 겪어온 지정학적 불리함이 앞으로 남북경제협력을 통해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경쟁력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 회장·크루셜텍(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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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