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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자리로 금시발복?…우리가 아는 풍수, 우리가 모르는 풍수

[김환영의 책과 사람] (7)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저자 최원석 교수 인터뷰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맬컴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2009)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주장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1만 시간 이상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1만 시간은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총 10년 동안 빠짐없이 노력한 시간’과 같다.  

1만 시간, 10년이 아니라 금시발복(今時發福, 어떤 일을 한 뒤에 이내 복이 돌아와 부귀를 누리게 됨)의 길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 최원석 지음, 한길사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 최원석 지음, 한길사

인터넷에서 금시발복을 검색해보면 묘자리나 풍수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풍수(風水)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바람과 물을 아울러 이르는 말” “집∙무덤 따위의 방위와 지형이 좋고 나쁨과 사람의 화복(禍福)이 절대적 관계를 가진다는 학설. 또는 그 방위와 지형. 중국 후한 말에 일어난 음양오행설에 바탕을 둔다.”
최근 경상대 최원석 교수가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를 발표했다. 최 교수를 인터뷰했다. 다음이 인터뷰 요지다.   
 
- 이번 책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의 차별성은?
“제가 풍수를 연구한지 30년 정도 됐다. 제 연구를 집대성한 결과를 사회에 돌리는 것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연구한 결과를 구슬로 꿰어보니 이 책이 새로운 풍수를 여는 지평이 된 것 같다. 이 책에는 그런 내용이 담겼다.”
 
- 이 책에서 독자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은?
“이 책 제목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이 책을 가장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부제는 ‘실천과 활용의 사회문화사’다. 기존에 풍수에 대한 책은 서가에 가득 할 정도로 많지만, 사회문화사적으로 접근한 풍수서는 드물다.  
풍수는 땅의 운명론적인 영향력을 받는다는 논리가 팽배한 분야다. 풍수가 잘못되면, 명당을 잡아 부귀영화를 지속적으로 누리게 해주는 탐욕적인 지리학이 될 수 있다. 그러한 결정론은 상당히 왜곡된 측면이 있다. 땅이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풍수의 면면은 땅과 사람의 조화나 상보적인 면에서 면면에 내려오고 있다. 한국 풍수의 정체성은 중국 풍수나 항간에 알려진 풍수와는 다르다. 저는 이 책에서 그런 차별성이 인문전통으로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최원석 교수

최원석 교수

- 좋은 땅, 나쁜 땅이 없다면 아무 땅에 자리를 잡으면 되니까 풍수라는 학문 자체가 필요 없는 것 아닌가?
“풍수라는 학문을 그런 논리체계로 환전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사실 풍수는 조선시대부터 전해내려 오면서 일제 강점기 때 단절되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은 풍수를 격렬하게 비판했다. 일제 강점기 후로 풍수는 비판적으로 계승 되지 못하고 풍수의 맥이 끊어졌다. 그 풍수가 풍수의 본연인양 사람들을 지배했다.”
 
- 풍수는 역사이자 문화다. 우리 조상들의 삶과 세계관을 이해해야 한다. 풍수는 미신과 과학 사이에 위치한 학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풍수는 굉장히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학문이다. 모든 민속, 문화, 역사, 철학, 자연관, 생활사 등이 복합적으로 투영 되어 있는 것이 풍수다. 저는 풍수가 한국에서 문명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책에서 ‘풍수 문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런 표현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한국의 3대 문명으로 불교 문명, 유교 문명, 풍수 문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좀 힘들지도 모르지만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풍수가 한민족의 역사, 오랜 역사전통과 문화 속에 공간적∙ 지리적∙계층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왕부터 서민까지 지엽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아시아에서 이런 학문은 없었다. 기술적∙정신적으로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풍수는 모든 서민들이 실천하고 활용했던 지리관이었다. 풍수는 수도부터 땅 끝 마을까지 모든 집이 구조화된 국토공간과 어울리면서 형성된 주요한 논리체계였다. 풍수를 한정적으로 ‘명당 찾기’만으로 생각하면 너무 좁아진다. 역사 속에서 풍수를 살펴보면 어마어마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공부를 했는데, 굳이 풍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제가 지리학을 공부하다 보니 동양지리, 동아시아의 전통 지리 사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동아시아 전통 지리사상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 사상이 풍수지리였다.”  
최원석 교수

최원석 교수

 
- 독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사람의 지리 우리 풍수의 인문학》은 《사람의 산, 우리 산의 인문학》과 짝을 이루어서 산지 환경의 질서에서부터 우리 겨레가 오랫동안 써왔던 풍수 이론과 담론과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이제 오늘날의 풍수는 땅에 대한 운명론적, 결정론적인 풍수가 아니라 땅과 지리와 사람이 서로 공생하고 상조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을 누리는 논리와 전통지식으로 풍수를 재조명하고 사용하고 있다. 풍수는 한국의 인문 전통이었고 고려시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지식인이 비판하고 검증하고 발전시켜서 전해 내려온 전통이다. 저는 풍수의 그런 모습을 이 책에 담았다. 새로운 환경 시대, 환경 담론에서 우리 토지 이용과 환경 관리 사람과 어우러져서 장기 지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사상으로 활용하면 풍수의 사회적 위상이 높아지고 환경에서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역할은 풍수를 연구하는 수많은 연구자와 지식인들이 조명하고 밝혀내야 한다. 그게 저희의 역할이다. 풍수가 대학에서 정상 과학으로 기능하고 사회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환영 지식전문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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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