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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노골적 '재팬 패싱'...그럴수록 아베가 기댈 곳은 미국 뿐, 북미회담 직후 미일정상회담 추진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
 
지난 1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내놓은 논평의 일부분이다. 납치 문제를 매개로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북한이 공개적으로 퇴짜를 놓은 것이다. 북한은 다음달 공개하겠다고 한 핵실험장 폐쇄에도 일본 언론은 초대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노골적으로 ‘재팬 패싱’을 드러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일본 정부가 납치문제를 제기하는데 대해 “한반도 평화 기류를 방해하려는 어리석은 추태”라며 “과거 청산만이 일본의 미래를 보증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이 한반도 정세에 역행해, 납치문제를 소란스럽게 다루는 것은 누군가의 동정을 불러일으켜 과거 청산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북한의 반응은 일본 정부가 지속적으로 ‘납치 문제’를 앞세워 북한을 압박하는데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언제든지 일본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한 만큼, 향후 북·일교섭을 고려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기싸움으로도 풀이된다.
 
지난달 29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기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는 아베 총리.[사진=윤설영 특파원]

지난달 29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뒤 기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하는 아베 총리.[사진=윤설영 특파원]

 
‘최대한의 압박’을 강조해왔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대화 분위기로 급격하게 바뀌자 최근 들어 납치문제를 더 자주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각각 남·북, 북·미정상회담에서 납치문제를 거론해줄 것을 요청하는가 하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납치문제담당상을 미국으로 보내 납치문제 해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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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계획에서도 일본을 배제시켰다. 참관기자단에 일본 언론은 넣지 않은 것이다. 북한 외무성은 “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해 국제기자단을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로 한정한다”고 밝혔지만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것으로 비춰지는 일본을 의도적으로 배제시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더 많다.  
 
풍계리 핵실험장

풍계리 핵실험장

 
북한 비핵화 논의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핵사찰에 대한 비용부담까지 언급했던 일본으로서는 불쾌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아베 총리는 11일 후지TV에 출연해 북한에 대한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과 관련 “비용이 든다. 일본의 안전도 관련되기 때문에 그 비용을 일본도 응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의도적인 ‘재팬 패싱’이 거듭될수록 아베 총리가 더 자주 찾게 되는 상대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직후인 6월 중순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을 해 미·일정상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오전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베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9일 오전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한 아베 총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일련의 전화통화에서 북·미정상회담 직후 일본에 오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고 한다. 일본은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눈 대화에 대해 직접 듣고, 이후 북한에 대한 대응도 신속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아베 총리는 북·미정상회담 직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을 잡고 있다. 6월 8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서 별도의 대화자리를 만들어 납치문제와 일본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 등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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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4월에 미·일정상회담 이후 이렇게 단기간에 회담을 거듭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직후 방일하는 목적이 회담 내용에 대한 동의를 얻기 위해서라면, 일본은 만약 불만이 있더라도 반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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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