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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40% 사라질 위기…지방선거 때 표로 말하자

기자
김성주 사진 김성주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20)  
고령화가 심각한 충남 서천군 문산면 은곡리에 위치한 폐교에 들어선 귀농귀촌지원센터. 앞으로 30년 후면 전국 84개 군 중 65개 군과 3482개 읍·면·동 중 1383개가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김성태]

고령화가 심각한 충남 서천군 문산면 은곡리에 위치한 폐교에 들어선 귀농귀촌지원센터. 앞으로 30년 후면 전국 84개 군 중 65개 군과 3482개 읍·면·동 중 1383개가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김성태]

 
지난해 가을 지방이 소멸한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보도됐다. 인구가 줄어서 대한민국의 지방이 사라진다는 건데, 우리나라 전체 지자체 226곳 중 소멸 위험에 이른 곳이 무려 85곳에 달한다고 한다. 앞으로 30년 후면 전국 84개 군 중 65개 군과 3482개 읍·면·동 중 1383개가 소멸할 것으로 전망됐다. 
 
어촌의 실상은 어떨까.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발표한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내륙지역에 속한 시·군은 203개로 이 중 28%가 소멸 위기 지역인 반면, 연안 지역이 속한 시·군 40개의 50%가 소멸 위기에 처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연안 지역 40곳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 인구 순 이동을 확인한 결과 28곳에서 인구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촌이 더욱더 빨리 소멸하고 있는 것이다.
 
산촌도 마찬가지. 저출산·고령화로 전국 466개 산촌 대부분이 30년 내 소멸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1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전국 산촌 466개를 대상으로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방소멸위험 지수’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소멸위험도 80인 368곳의 95%인 441곳이 소멸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산촌엔 거의 사람 살지 않고 야생동물만   
소멸위험도는 가임여성 인구와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로 산출한다. 가임여성 나이를 인구학적 기준연령인 15~49세를 적용할 경우 80%인 368개, 가임여성의 90% 수준인 20~39세를 적용할 경우엔 95%인 441개가 소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결혼 연령이 20세 이상이므로 95%를 적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므로 441개가 소멸하는 것이 맞다. 한마디로 산촌에는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앞으로 산촌에는 야생동물만 산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사람과 야생동물은 공존하는 것이니 사람이 없는 산촌은 별 의미가 없다.
 
보고서가 나온 후 대한민국은 지방을 살려야 한다는 논의가 뜨겁다. 다음 달에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중요한 공약 중 하나로 나오고 있다.
 
일본은 2040년에 896개 지자체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으며, 20년 후면 지자체의 80%가 인구 소멸이 가속화해 사라질지 모른다. [중앙포토]

일본은 2040년에 896개 지자체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으며, 20년 후면 지자체의 80%가 인구 소멸이 가속화해 사라질지 모른다. [중앙포토]

 
‘지방 소멸’은 일본에서 먼저 연구가 진행됐다. 2013년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 연구소는 공표한 지역별 장래 추계 인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2040년에는 896개 지자체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앞으로 20년 후면 지자체의 80%가 인구 소멸이 가속화해 사라질지 모른다고 한다. 이미 인구 절벽에 이르러 일본의 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방 소멸이 꼭 부정적이냐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인구가 줄면 빈집이 생기고 노는 땅이 많아지니 그곳으로 가서 농사를 지으며 살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시골이 살기 어려워지면 도시로 올라올 수 있다는 사람도 있다. 
 
많은 사람이 도시 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지방의 인구 감소와 소멸은 남의 이야기라고 여긴다. 한술 더 떠서 최근 개봉된 블록버스터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를 들먹이는 사람도 있다. 인구가 너무 많아서 환경이 파괴되니 인구를 절반으로 줄여 살기 좋은 별을 만들자는 것이다. 물론 우스갯소리다.
 
인구 감소로 생기는 어려움 중 가장 큰 것은 행정력의 부재다. 어느 정도 인구가 있어야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이 돌아간다. 기본적인 도로, 철도, 전기, 상·하수와 인프라 시설이 유지 관리되고 경찰서, 소방서와 같은 안전 서비스가 제공되며 교육과 복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10여년 전부터 시행돼 온 시골의 작은 학교 통폐합은 기본적인 학습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학생 수가 너무 적어 학교 운영이 어려운 탓에 시행됐다.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니 당연히 노인 복지는 추진해야 하지만, 이를 시행할 지자체가 없어지면 애꿎은 노인만 불편해진다.
 
역귀농현상도 가속화할 듯   
또 행정이 돌아가지 않으니 주민들의 경제 활동이 어려워진다. 마을의 가게도 없어진다. 필요한 생필품을 구할 수 없으니 도시로 나가야 한다. 도시에서는 자급자족이 어렵고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시골로 가 전원생활을 하자는 것이 귀농·귀촌인데, 오히려 역 귀농 현상이 나타난다. 사람이 없다고 빈 땅이 공짜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땅 주인은 하락하는 지가가 못마땅해 내놓지 않고 도시로 사라지니 토지와 집 거래는 뜸해진다.
 
전북 완주군 이서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GM작물 격리 포장(시험 재배지)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전북 완주군 이서면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GM작물 격리 포장(시험 재배지)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프리랜서 장정필

 
지역이 사라지면 농업도 사라진다. 농업은 가족농이나 소농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업을 대기업과 자본이 소유하면 식품의 안전은 뒷전이고 이익만 추구하게 돼 GMO(유전자변형물질) 농산물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농민이 없어져 기업이 농사를 짓겠다고 나서는 순간 식품의 다양성과 안전은 사라진다. 몬산토와 같은 기업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지방 소멸에 대한 해결책으로 ‘귀농·귀촌 활성화’가 제안된다. 인위적으로 도시의 인구를 지방으로 이전시켜 지방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당장 실업 위기에 놓인 젊은이들을 유치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젊은이들이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어야 지방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도시 인구 이전이 해결책
귀농·귀촌을 활성화하고 사람을 유치하려면 지역 이주 시 지원금과 정착금을 주는 일시적 유인책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서로 어울려 살 수 있는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서 오랫동안 주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지방으로 이주하겠다는 사람도 자신의 선택에 책임져야 한다. 얄팍한 지원정책에 흔들리지 말고 나 스스로 먹고살고 생활하며 즐기는 삶을 만들 준비를 해야 한다. 은퇴자들은 시간적 여유가 많으니 자녀들이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에 동참하면 좋겠다. 당장은 이번 선거에서 우리 지역의 지속을 위해 어떤 공약이 나오는지 살펴보자.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sungz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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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