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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방문한 세계식량계획 총장 “영양 부족 말도 못해”

북한 유치원을 방문한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 [AP=연합뉴스]

북한 유치원을 방문한 데이비드 비슬리 WFP 사무총장. [AP=연합뉴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데이비드 비슬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북한 사람들이 굶주리지는 않지만, 영양 결핍 문제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비슬리 총장은 12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AFP통신 등을 통해 지난 8∼11일 평양과 인근 변두리 지역을 방문한 뒤 “1990년대와 같은 기근은 없어보였지만, 배고픈 문제는 여전하고 영양 부족은 말할 것도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WFP는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 가뭄 등에 따른 극심한 기근으로 최대 수백만 명이 아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북한 인구 2480만 명중 1000만 명이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나이가 젊은 아이 엄마 3명 중 1명과 5세 이하의 아이들은 빈혈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WFP는 파악하고 있다.
 
북한 정부 관리들이 외부 사람들과 말하기를 꺼렸던 과거와 달리 아주 개방적이고 WFP 전문가들에게 기꺼이 배우려고 하는 자세에 깜짝 놀랐다고 비슬리는 말했다.  
 
비슬리 총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둔 것과 관련, 북한 지도층은 ‘낙관적인 생각’(sense of optimism)을 하고 있다면서 “모든 사람이 세계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국면이 전환돼 더욱 밝은 미래를 보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새로운 정신’(the new spirit)‘의 첫 수혜자가 배고픈 북한 어린이들이 돼야 한다고 비슬리 총장은 희망했다.
 
비슬리 총장은 이번 방북 기간 북한 정부 관리들과 이틀은 평양, 이틀은 시골 지역을 둘러봤다. 그는 “시골에서 아주 인상적인 장면을 봤다”며 “봄이 와서 경작하고 있었다. (농업이) 기계화되지는 않았지만, 소가 쟁기를 끌고 남자와 여자가 모두 나와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또 “갈퀴와 괭이, 삽 등으로 밭을 일구고 길 가장자리와 제방 경사면 등 가능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슬리 총장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 출신으로 작년 4월 취임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WFP는 매달 북한 여성과 어린이 50만 명에게 포리지(귀리에 우유나 물을 부어 죽처럼 끓여 먹는 음식)와 영양성분이 강화된 비스킷을 공급하고 있으나 예산이 부족한 형편이다. 비슬리 총장은 매체를 통해 북한 지원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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