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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무단횡단 보행자와 과속 택시 충돌…70대 남성 현장에서 사망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인도를 향해 무단횡단을 하던 70대 남성이 과속으로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행법상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했더라도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운전자에게 책임이 돌아간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전 4시 45분쯤 서울 마포구 공덕동 마포대로의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인도로 무단횡단하던 A씨(70대‧남)가 마포대교 방면 3차선 도로에서 시속 100km 이상 속도로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11일 오전 5시쯤 서울시 마포구의 한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70대 보행자가 택시에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서로 인계된 택시의 앞면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성지원 기자

11일 오전 5시쯤 서울시 마포구의 한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던 70대 보행자가 택시에 치여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서로 인계된 택시의 앞면이 심하게 찌그러져 있다. 성지원 기자

쓰레기를 버리러 가다 사고 장면을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한 인근 편의점주 김모씨에 따르면 A씨는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인도로 무단횡단했다. 거동이 다소 불편한 A씨가 길을 건너는 동안 마포대교 방면 3차선에서 달려오던 택시는 정면으로 A씨를 들이받았고, A씨는 공중에서 두 차례 크게 돌고 바닥에 떨어졌다. A씨는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김씨는 경찰의 목격자 조사에서 “택시가 시속 130km가 넘을 것 같은 속도로 달려왔다”며 “A씨와 부딪히기 전 브레이크 등도 켜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사고가 난 택시의 앞 유리에 어른 주먹이 들어갈 만한 구멍과 함께 큰 금이 갔다. 성지원 기자

사고가 난 택시의 앞 유리에 어른 주먹이 들어갈 만한 구멍과 함께 큰 금이 갔다. 성지원 기자

차를 운전한 택시기사 B씨(50대‧남)는 김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인계돼 조사를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보행자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시속 100km 정도로 달리고 있었다”고 속도위반 사실은 인정했다. A씨와 B씨 모두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한편 이 사고로 B씨의 택시도 앞 범퍼가 부서지고 전면유리가 깨지는 등 큰 손상을 입었다.
 
사고가 난 마포구 8차선 도로의 횡단보도.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긴 뒤 건너야 할 차선 폭이 좁아졌다고 판단한 보행자들의 무단 횡단이 늘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성지원 기자

사고가 난 마포구 8차선 도로의 횡단보도.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긴 뒤 건너야 할 차선 폭이 좁아졌다고 판단한 보행자들의 무단 횡단이 늘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성지원 기자

경찰 확인 결과 택시에 설치된 블랙박스는 관리 부실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였다. 때문에 목격자 진술과 가해자 진술만으로는 혐의를 확정할 수 없어 추가 조사가 진행된다. 마포경찰서 교통안전과 관계자는 “주변 CCTV를 확보하고 다른 목격자를 찾는 등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혐의사실이 확인되면 가해자 B씨에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치사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했다. 현행법상 무단횡단을 한 보행자라도 보행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소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보행자 보호 의무를 위반한 운전자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교통사고로 사망한 1823명 중 보행자는 1041명이었으며 무단횡단으로 사망한 보행자는 600여 명(60%)이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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