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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대리들, 우르르 사장실 몰려가…

기아차 브랜드 체험공간인 ‘비트360’에서 대형세단 K9을 소개하는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문희철 기자.

기아차 브랜드 체험공간인 ‘비트360’에서 대형세단 K9을 소개하는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문희철 기자.

 
8일 오후 박한우 기아자동차 사장 집무실. 5명의 대리(김대진·이강조·박상준·이승현·이주호)와 2명의 사원(채유라·이하늘)이 사장실에 들어왔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 소속 직원들이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인터뷰

 
입사 6년 미만인 이들은 박 사장에게 당돌하게 기아차 브랜드가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뒤집어서 기아차 브랜드를 바라보자며, 기아차 영문명칭(KIA)을 180도 뒤집은 ‘VIK 캠페인’을 제안했다.  
 
예컨대 고객들에게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공장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스포티지 1세대 모델을 복원해보자는 아이디어다. 소하리 공장은 국내 최초 자동차 공장이고, 스포티지는 세계 최초 SUV다. 기아차의 ‘역사’가 깃든 공장·차량이지만 아직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이 선발한 젊은 직원들이다. 기아차 브랜드가 달라지려면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권 부사장은 3년 전 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가할 직원을 찾았다. 이들이 원하면 사비를 털어 펜션을 빌려주거나 막걸리를 따라주면서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청취했다.  
 
최근 기아차 브랜드를 보고 ‘젊은 도전자’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배경엔 젊은 사원들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뽐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기업문화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는 현대차와 차별화하기 위한 기아차의 전략이다. 기아차 입장에서 현대차는 형제 브랜드면서도, 차별화가 필요한 경쟁 브랜드다. 현대차와 차별점을 찾지 못하면 기아차는 생존을 보장하기 어렵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는 현대차와 구분할 수 있는 기아차의 ‘역사’를 복원하면서 장기적인 판매 기반을 닦고 있다.
 
단기적으로 봐도 기아차 판매실적은 순항 중이다. 4월까지 판매량(17만5764대)은 목표치(16만3000대) 대비 111%를 달성했다.
 
비결을 묻자 권혁호 부사장은 태블릿PC 하나를 꺼내들며 “비밀은 이 안에 들어있다”고 했다. 기아차 모든 영업사원에게 지급하는 태블릿PC에는 기아차가 파는 전 차종의 세부 정보가 담겨있다.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사진 기아차]

권혁호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사진 기아차]

 
차량 정보를 소개하는 팸플릿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adaptive cruise control)’이나 ‘앰비언트 라이트(ambient light)’처럼 전문용어가 난무한다. 태블릿PC 팸플릿은 종이와 달리 거의 모든 단어를 클릭할 수 있는 하이퍼링크가 담겨있다. 예컨대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이라는 단어를 클릭하면 주행속도·차간거리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차량의 동영상과 이를 설명하는 이미지 자료가 등장한다. 자동차 용어가 생소한 소비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화한 것이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는 등 내수 시장에서 경쟁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멸하면서 현대·기아차가 반사효과를 누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권 부사장은 “원인과 결과가 뒤바뀌었다”며 “현대·기아차가 제품·판매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다른 국내 3개사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기아차는 세단 모델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기아차는 지난 2월 준중형세단 K3 완전변경 모델을 선보인데 이어, 4월에도 대형세단 K9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두 차종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K3(6925대·4월)는 사상 처음으로 준중형시장에서 절대 강자 아반떼(5898대) 제치고 월간 판매량 기준 동급 1위로 치고 나갔다. 3월까지만 해도 월 판매량 47대에 그쳤던 K9도 신차가 나오면서 1222대(4월)나 팔렸다. 쌍용차 체어맨이나 현대차 아슬란 등 국산차가 대형세단 시장에서 수입차 공세를 못 버티고 판매를 멈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출발이다.
 
권혁호 부사장은 “기아차가 전통적으로 레저용차량(RV) 세그먼트에서 경쟁사를 압도했던 건 사실이지만, 결국 내수 시장 수요의 절반은 세단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기아차 브랜드가 정착하고 판매량이 확대하려면 세단인 K시리즈 판매량이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사내에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K9은 ‘국내 대형 세단의 자존심을 짊어진 차량’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K9은 백오더(back order·주문을 들어왔지만, 생산량이 따라주지 못해 충족시키지 못한 수요량)를 2500대 이상 확보했다”며 “생산라인을 100% 가동해도 월 1900대밖에 생산할 수 없어서 주문이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K3는 아예 수출 물량까지 국내로 돌리고 있다. 화성 1·2공장에서 생산하는 K3는 공장을 100% 가동해도 월 4500대만 생산할 수 있다. 4월 판매량이 7000대에 근접한 건 주문이 밀려들자 급한 대로 수출 물량을 끌어와 내수에서 판매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판매 호조는 결국 기아차의 우수한 경쟁력을 증명한다고 권 부사장은 주장한다. 그는 “이제 기아차도 기술력에서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독일차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며 “기아차는 차량에서 내릴 때 주위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정도(하차감)가 높으면서,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심비)가 가장 뛰어난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주장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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