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강소기업도 근로시간 단축제에 무너질 수 있다”


 [SPECIAL REPORT]강소기업 청와대 청원 올린 사연은
 

연 매출 2500억원 사출업체 연우
중견 기업이 청와대에 청원한 까닭은
"3교대 40시간으로 근무 바꾸면
실질임금 43% 줄어 인력 이탈 우려"
탄력적 초과근무제 등 보완 요청

“급작스럽게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줄면 마땅히 대처할 방법을 강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경영애로를 넘어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화장품 용기제조업체인 연우의 기중현 대표이사가 올린 청원 내용 중 일부다. 이 게시글은 당장 7월부터 주 52시간 첫 적용대상이 되는 300명 이상 사업장을 갖고 있는 업계 관계자들에게 공감을 얻으면서 화제가 됐다. 지난 9일까지 청원글에 동의한 이가 400명이 넘는다.  

연우 기중현 대표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청원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연우 기중현 대표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청원글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1983년에 설립된 연우는 연매출 2500억원 규모의 강소기업이다. 전체 매출 중 45%는 수출이 차지한다. 특히 로레알ㆍ랑콤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연우가 제조한 용기를 사용한다. 이처럼 탄탄한 기업이 청와대 청원까지 나선 속사정은 뭘까. 여러차례 기 대표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회사 측은 “청원 요지보다 창업이나 개인 스토리만 부각될 수 있어 인터뷰는 피하고 싶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업계에선 잘 알려진 중견기업 대표가 나서서 정부의 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 대표가 청와대에 청원을 한 것은 사출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화장품 용기는 플라스틱 원재료를 가열한 뒤 녹여서 거푸집에 넣고 냉각해 만든다. 2인 2교대로 공장이 주당 60시간을 돌려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제로 가동일 수가 줄어 수출 납기일을 맞추지 못할 수 있다. 연우의 황창희 상무는 “주당 2교대 60시간을 3교대 40시간으로 바꿀 생각도 고려했지만 심각한 인력 이탈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연우는 근로자들에게 야간ㆍ주말근무 등을 고려해 70시간의 시급을 지급하고 있다. 주당 근무시간이 40시간으로 바뀌면 실질 임금은 43% 준다. 월급이 깎이면 직원들은 당장 타격이 적은 300인 이하 사업장으로 옮길 수 있다. 제조업의 뿌리산업이지만 3D 업무로 인식돼 단기간에 근로자를 충원하는 게 쉽지 않다. 특히 인천 주안공단에 있는 연우는 수도권 공장 증설 규제를 적용받아 생산설비를 늘리기 어렵다.  
기 대표는 청원글에서 “갑작스러운 법률 시행으로 가동일 수를 줄이면 이미 수주한 제품을 포기해야 하니 2년 가량 준비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지방에 공장 부지를 알아보고 설비를 설치하는데 적어도 2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황 상무는 “이번 청와대 청원글은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사출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보완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얘기”라고 재차 설명을 보탰다.  

보완장치란 구체적으로 중견기업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것이다. 연우 측은 이조차 어렵다면 주 52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되 근로자의 3분의 2가 동의하면 추가 8시간 한도내에서 탄력적으로 근무를 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만들어 달라고도 제안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관련기사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