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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이 먹는 빵, 그 이상

 빵요정 김혜준의 빵투어: ‘토모니 베이커리’
2013년에 『작은 빵집이 맛있다』라는 이름으로 책 한 권을 냈다. 25곳의 작은 베이커리, 디저트숍의 기술자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당시 인터뷰를 한 분들 중 가장 기억에 남고 또 개인적으로도 존경하는 선배인 이가 있었다. 바로 서울 상도동 ‘토모니 베이커리’의 이호정 대표다. 그는 자신의 기술로 평생의 업을 삼은 사람들에게 표본이 되는 삶을 살아온 분이다.
 
스물 아홉 늦은 나이에 일본으로 넘어가 동경제과학교에 입학한 이 대표는 재학 중 한국인 조교의 권유로 ‘슈가 크래프트’라는 장르에 발을 딛었다. 손재주도 남달랐지만 하면 할수록 그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영미권 슈가 크래프트 작품들이 가진 전형적 모습과 달랐다. 1997년 ‘동일본 대회’에서는 한복을 곱게 입은 신랑신부의 섬세한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한국인 최초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 많은 이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2004년 무작정 가게를 오픈 한 지 벌써 15년. 아니, 이제 겨우 15년이다.  
 
물론 초창기 국내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부침이 심한 자영업에다 순식간에 달라지는 식문화 트렌드, 그리고 다채롭고도 보수적인 소비자 취향에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가 찾은 답은 ‘정석과 원칙’이었다.  
 
‘토모니 베이커리’는 우리에게 어린시절부터 익숙한 동네 빵집의 그림이다. 요즘 스타일로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핫한 메뉴나 화려한 패키지를 사용하는 것도 아닌, 그저 매일 문을 열고 드나들 수 있는 빵집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쿠키와 케이크, 요즘 개인 업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초콜렛 봉봉이 한가득 채워진 쇼케이스, 다양한 종류의 식빵, 조리빵, 구움과자와 캔디류, 심지어 직접 담근 무농약 과일청까지 그득하다. 주된 고객 역시 상도동 주민들과 숭실대 학생들이다.  
 
동네 빵집이라지만 보기 드물게 다양한 품목이 갖춰진 ‘복합형 베이커리’인 터라 이곳에서는 누구나 바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꼼꼼함이라는 단순한 말로는 규정지을 수 없는 이 대표의 성향 덕에 먼지 하나, 허투로 관리된 구석 하나 찾을 수 없이 운영되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다.  
 
게다가 그는 이득을 조금 접더라도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겠다는 원칙을 저버리지 않는다. 꾸준히 오르고 있는 재료비와 부동산 임대비, 거기에 최저임금 정책까지 3중고에 시달리는 요즘인데도 말이다. 토모니 베이커리의 전제품은 호주산 유기농 밀가루로 만들어지고 대부분의 품목에 쌀가루를 10% 정도 더한다. 유기농 밀가루로만 만들면 빵이 푸석하거나 건조할 수 있어 쌀가루로 이를 조정하는 게 그만의 노하우다. 하지만 가격만 따져 보면 유기농 밀가루의 경우 기존 밀가루보다 4배쯤 비싸고, 쌀가루도 보통 가게에서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크랜베리식빵

크랜베리식빵

아예 쌀가루만으로 만든 제품도 있다. 밀가루 알러지나 아토피를 가진 고객들을 위한 특수 품목이다. 하지만 단순히 부분배합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곳들과는 시작점이 다르다. “내 아이가 먹는, 내 가족이 먹는 빵이라고 생각하고 만든다는 말에 나는 반대해요. 돈을 받고 판매하는 상품의 가치는 그 이상이 되어야 해요. 그런 생각이 올바른 식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생각으로 지금까지 버텨오고 있지요.”
 
모찌모찌

모찌모찌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것. 요즘 세상에 찾기 힘들고 귀한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딱 떨어지고 예쁜 완성품을 만들기 위해 제품에 가루류를 더하기보다, 좀 더 좋은 재료를 쓰고 둔탁한 비주얼로 완성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는 게 이 대표의 고집이다. 그래서 그는 추천메뉴를 꼽는 일이 무의미하단다. “빵을 사는 소비자들은 은근 보수적인 성향이에요. 늘 찾던 빵에 손이 먼저 가고 새 제품에 대한 모험심은 약간 덜 하달까? 그래서인지 손님들 기호에 따른 선택이 다양한 편이에요. 그게 동네 빵집의 매력이기도 하고요”  
 
쇼콜라테린

쇼콜라테린

맛차의 쌉싸름한 매력이 화이트 초콜릿을 만나 완성되는 맛차 쇼콜라 테린이나 색소를 사용하지 않아 더 은은한 컬러를 지닌 ‘코하쿠토’라는 보석 젤리는 젊은 손님들에게 인기다. 쌀가루 100%를 사용해 계란·버터·우유를 넣지 않고 만든 현미쌀식빵과 홍국쌀·백미·찹쌀·단호박·완두·팥·병아리 콩이 들어간 홍국 영양 쌀빵은 다른 곳에서 만나기 힘든 제품이니 이곳에 들른다면 꼭 맛보길. ●
 
▶토모니 베이커리
서울시 동작구 상도동 489-9
02-822-5918
명절휴무, 08:00-24:00
 
『작은 빵집이 맛있다』 저자. ‘김혜준컴퍼니’대표로 음식 관련 기획·이벤트·브랜딩 작업을 하고 있다. 르 꼬르동 블루 숙명에서 프랑스 제과를 전공했다. ‘빵요정’은 그의 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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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