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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북·미의 패 읽기 싸움 시작, 변수는 역시 트럼프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간 시기·장소를 둘러싼 샅바싸움 1라운드를 끝내고 이제 제 2라운드 '합의내용 조율'에 접어들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10일 보도했다.(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10일 보도했다.(노동신문)

 
사실 다음달 12일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회담'이란 최종 라운드 결과도 남은 한 달의 2라운드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난다. 
 
요즘 워싱턴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 지향성'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라운드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제외한 미국의 역대 모든 대통령들은 예측 가능했다. 그런데 그들 정권 때는 외교가 너무 각본대로 이뤄지면서 적들에게 패만 노출했다'는 말을 털어놓고 있다"고 트럼프와 최근 만난 인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환영식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열린 북한 억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환영식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언론들은 내가 협상장으로 들어갈 때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를 헤아리기 위해 내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분석하려고 노력한다. 그 누구도 내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언론 보도를 보면서 참모들에게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고 신나게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자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 석방, 트럼프의 김정은 칭찬 등 일련의 흐름 속에 "북미 간 '빅 딜'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트럼프 입장에선 "흥, 뭘 모르고 하는 소리구먼"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서 전격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김상덕(토니 김)·김학송 씨의 귀국을 환영하며 박수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북한에서 전격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김상덕(토니 김)·김학송 씨의 귀국을 환영하며 박수치고 있다.

 
이 같은 특유의 캐릭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6·12 회담까지의 한달 동안 자신이 내놓을 협상카드를 둘러싼 세간의 궁금증을 즐기면서 2라운드 흥행몰이에 나설 것이란 게 악시오스의 지적이다. 어떤 진짜 '패'를 마련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게 현재까지의 결론이다.   
 
어찌됐건 트럼프는 6·12 싱가포르 회담을 트위터로 발표한 이날도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 큰 기대를 보이며 결과를 낙관했다.
 
그는 이날 인디애나주 엘크하트에서의 유세에서 "난 (김정은 과의) 관계가 좋다. 세계를 위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얻어내기 위해 김정은과 만나겠다. 바라건대 세계를 위해 뭔가 매우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억류하던 3명의 미국인을 풀어준 것에 대해서도 "김정은이 이번 일로 본인 스스로와 북한에 크게 이바지했다. 그러나 우리는 인질 석방을 위해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올바른 일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유세를 떠나기 전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선 "북·미정상회담은 큰 성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이 거론은 되지만 현재 워싱턴의 전반적 기류는 "어떤 형태로든 회담성공을 위해 물밑에선 타협하려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이미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2차 방북에서 상당 부분 '합의'가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억류된 3명만 데리고 오는 것이었으면 폼페이오 장관 혼자 가도 되는 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중추인 매튜 포틴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국무부 최고의 '핵 협상 전문가' 브라이언 훅 정책계획국장을 굳히 동행시킨 것만 봐도 상당한 밑 그림 작업이 이뤄졌음을 유추케 한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를 받아 합의문에 명기하고,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보장과 대북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단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조치'라는 표현으로 확약하는 타협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는 좋은 대화, 생산적인 대화를 나눈 것 같다"고 털어놓은 것도 그걸 시사한다는 것이다. 돌연 폼페이오의 입에서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가 사라지고 다시 CVID란 표현을 공식화하고 있는 것도 북한과의 절충에 접점을 찾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한 영상을 10일 오후 공개했다. 사진은 대기 중이던 벤츠 차량에 탑승한 폼페이오 장관에게 손을 흔드는 김 위원장.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한 영상을 10일 오후 공개했다. 사진은 대기 중이던 벤츠 차량에 탑승한 폼페이오 장관에게 손을 흔드는 김 위원장.

 
그러나 그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과연 '진정한' 비핵화로 갈 수 있는 '검증' 작업이 이뤄질 수 있을 지에 대해선 비관론이 우세하다. 
악시오스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만만해하지만 '검증'은 전혀 새로운 국면이 될 것"이라며 "미국 등 외부 조사관들이 '은둔의 왕국'을 100% 들여다볼 수 있도록 담보해내는 건 호락호락한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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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