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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도 반한 이영철 화백의 ‘행복동화’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지음.

책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혜민 스님 지음.

지난달 17~29일 대구 중구 대백프라자 12층에서 열린 이영철 화백의 ‘어른 아이를 위한 행복 동화’ 전시회. 하루 평균 1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이 화백의 작품을 보기 위해 찾았다. 평소 전시회의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총 관람객만 1300여 명이다.
 
이 화백은 주로 행복·꽃·사랑을 주제로 아크릴화를 그린다. 그의 그림은 혜민스님도 매료시켰다. 혜민스님의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사진),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 표지와 책 내 그림을 그린 화가가 이 화백이다. 관람객들이 전시회에 몰린 배경이다.
 
혜민스님은 경북 김천 출신의 이 화백이 2014년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작품 몇 점을 미리 사서 돕기도 했다. 당시 전시회 오프닝에는 바이올린 연주자와 깜짝 등장해 노래 세 곡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이영철

이영철

이 화백과 혜민스님의 만남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이 화백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이 화백은 괴로웠다. 그는 “캔버스에 들꽃을 그리기 시작했다. 꽃 한 송이에 10번 이상의 붓칠을 했다”며 “수천 송이를 그리면서 감정이 해소됐다”고 전했다. 이 화백은 그 즈음 자신의 블로그에 그림을 올렸다. 같은 해 8월 혜민스님과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개정판을 내는데, 작품을 쓰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화백의 작품 22점이 실린 개정판은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영국·미국판 등에도 이 화백의 작품이 그대로 실렸다.
 
이 화백은 처음부터 행복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 건 아니라고 했다. 23살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생계를 위한 그림을 그렸던 이 화백이었다. 37살이던 96년 어머니까지 중풍으로 쓰러졌다. 그는 “어머니가 병원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 벽이 허전한 것 같아 부처님을 그려서 붙였는데 흐릿했던 어머니의 눈동자가 반짝이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화백은 병실에 연필·크레파스·물감 등을 가져와 어머니와 병원 환자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처음 쓰러지고 퇴원하기까지 43일 동안 그린 작품만 200점이 넘는다. 그때부터 그는 ‘그저 내 그림을 보고 누군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화백은 해마다 보육원·특수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함께 벽화를 그린다. 행복을 주제로 무료 강연도 한다. 그는 “혜민스님께 배운 나눔을 실천하고 싶어요. 행복을 나누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며 웃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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